달랏시 부시장 등 창원천 견학
우·오수 분리사업 큰 관심 보여
생태환경연구소 "노하우 전달"

지난 2010년 창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도랑 살리기 운동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신음마을 도랑 살리기 성과를 전국에 확산한 (사)한국생태환경연구소는 이번에는 베트남 도랑으로 눈을 돌렸다. 도랑 살리기 운동 노하우를 전수해 동남아시아 국가 물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생태환경연구소에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한 곳은 베트남 럼동성 달랏시다. 응우엔 반선(Mr.Nguyen Van Son) 달랏시 부시장과 경제국장·국제교류과장 3명은 한국을 방문해 7일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창원천을 둘러봤다.

이들은 "도심 속 하천이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창원시내 반지·사림·대원동을 거쳐 봉암갯벌로 이어진 창원천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복원사업을 거쳐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모니터링 기간인 올해까지 수질과 물 흐름 등을 조사해 환경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생태탐방로가 조성되고 물고기가 사는 도심 하천을 보고 베트남 달랏시 방문단은 감탄을 연발했다. 반선 부시장은 "농업·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는 달랏시는 하수 등이 하천으로 모여 오염과 악취가 심해 행정의 고민이 깊다. 정화·개선 활동을 시도했지만 선진 시스템 부재와 주민 인식이 낮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달랏시는 관광 도시인 만큼 하천 주변 꽃을 심고 관리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생태 복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스템과 시민 운동 효과 등을 확인하고자 창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 이상용(맨 왼쪽) 한국생태환경연구소장이 7일 창원을 찾은 베트남 달랏시 응우엔 반선(맨 오른쪽) 부시장 등 방문단에 창원천 생태 하천 복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창원천은 생태하천복원사업과 '우수(빗물)·오수(사용 후 버리는 더러운 물) 분리 사업'을 병행해 오수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베트남 달랏시 방문단은 우·오수 분리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쏟아냈다. 반선 부시장은 "달랏시 도심 하천 바로 옆에 주택이나 마당이 붙어 있어 하수 처리 문제가 만만치 않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보상 문제, 하수관 처리 비용, 관리 인력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장은 "창원천의 이러한 변화가 있기까지 10여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달랏시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하천 정화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주민 동참을 이끌어낸 도랑 살리기 사업의 모든 노하우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 2월 김창환 연구소 국제교류위원장과 달랏시 주요 하천 중·상류 유역의 도랑 실태를 파악하고자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 소장은 "달랏시 주요 하천은 각종 생활 쓰레기와 농약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달랏 도랑살리기 시범 사업이 성공하면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생태환경연구소는 7일 창원시 환경시설과 도심하천 견학에 이어 8일 오전 10시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도랑·하천 살리기 국제워크숍'을 진행한다. 달랏시는 수질 현황과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워크숍 이후 창원시와 달랏시, 한국생태환경연구소는 베트남 친환경 도시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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