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경기 관련 기록 다수
1926년 마산군에 12-8 승리도

1970~80년대 조광래(65) 전 경남FC 감독의 현역 시절을 아는 연배라면 틀림없이 진주를 '축구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진주는 한때 '그라운드의 여우', '컴퓨터 링커'로 불렸던 조 감독을 배출할 정도로 축구가 융성했던 도시다. 지금도 '동계전지훈련장'으로 각광받으며 많은 축구인이 겨울마다 진주를 찾는다.

하지만, '역사의 시계'를 100년 전으로 되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920년대 도청이 있던 경남 '수부도시' 진주는 '구도 마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야구가 활성화한 곳이었다. 따라서 한국야구사 최초 여자야구경기인 1925년 3월 6일 진주시원여학교 대 마산의신여학교 경기는 이런 진주지역 야구 흐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1921년 3월 25일 자 <동아일보>는 '1921년 3월 20일 진주 비봉동에 신설한 운동장에서 진주운동협회 주최, 부산일보 진주지사 후원으로 부산일보 원정대와 진주군의 야구경기가 열려 진주군이 13-6으로 이겼다'는 소식을 전한다. 또한 1923년 6월 3일 '진주제일보교(현 진주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경남소년야구대회가 열렸으며, 삼천포 소학교, 진주제일보교, 심상소학교, 제이보교 등 4개 학교가 참가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진주 사람들이 야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경남야구협회 소장 자료를 보면, 1925년 4월 24일 진주고등보통학교(현 진주고)가 개교하면서 야구부를 창설(아쉽게도 정확한 기록은 없음)해 인근 도립사범학교, 진주농업학교 등 3개교가 1926년부터 1928년까지 해마다 10월 1일 야구를 비롯한 '학교 대항 체육대회'를 개최했다고 나와 있다.

지금으로 치면 진주 대표가 마산 대표를 꺾었다는 기사도 눈길을 끈다. 1926년 11월 7일 진주제일보교 운동장에서 '진주군 대 마산군'이 경기를 벌여 진주군이 12-8로 마산군을 눌렀다. 당시 소식을 전한 신문 기사는 제목을 '마산군 참패'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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