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겸직 금지·갑질 예방 더 강화돼

1991년 탄생된 지방의회가 어느덧 30여 년이 되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지방의회는 그동안 나름대로 지방자치제 연착륙과 더불어 지역발전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지역 토호세력과의 각종 갑질과 부정부패 행위로 주민들의 불신을 적잖이 받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신뢰를 위해서는 직무를 청렴하고 공정하게 수행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청렴하고 공정하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숙제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제8조에 따라 모든 공무원은 '공무원 행동강령'을 제정·준수토록 되어 있다. 지방의회의원도 공무원 신분으로 이 행동강령 적용대상이다. 부패예방기구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다양한 논의를 거쳐 지방의회의원의 직무상·신분상 특수성을 반영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을 마련해 운영해 온 지 10여 년이 되었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은 제정목적에 나타나 있듯이 기본적으로 의회의원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제시함으로써 부정부패를 예방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자체 윤리규정을 두고 있어 이중규제라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윤리규정은 말 그대로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추상적인 윤리강령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분명한 행위기준을 제시한 것이 바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이다. 최근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공직자들이 저지르는 부적절한 갑질행위가 논란이 되면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도 대폭 강화되었다. 지난해 말 개정·보완되어 지난 3월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은 알선 및 청탁금지 규정을 좀 더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지방의회의원은 출연·협찬 또는 업무상 비밀누설을 요구하거나, 계약선정·수상포상·감사·조사 등에 개입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원이 영향력을 가해 공직자나 직무 관련 업체에 부당한 지시나 개인적인 업무를 시키는 '갑질'도 금지됐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중 사적 이해관계 범위는 의원 자신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자신 또는 가족이 임직원·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단체 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로 정해놓았다.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사전에 의장에게 신고하고, 해당 직무를 피해야 한다. 특히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과 상임위·특위 위원장은 임기 개시 전 3년간 재직했던 법인과 단체, 그리고 그곳에서 업무 내용이 포함된 민간분야 활동 내역을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명시했다.

지방의원이 소속된 지방의회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가족을 채용하려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지방의원 본인이나 가족이 해당 지자체 산하기관과 물품·용역·공사 등의 수의계약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지방의회의원의 행동강령 위반 사실을 파악한 경우 누구든 지방의회 의장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의장은 신고 내용을 확인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해당 의원으로부터 소명자료를 받아 윤리위 징계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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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직금지와 갑질예방 중심으로 강화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이 공정·투명한 공직풍토 확립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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