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사진가 '백백하다'전 12일까지 갤러리 거제
정적인 묘미를 살린 수묵화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사진이다. 한지 위에 프린트된 백자가 참 곱고 단아하다.
남종현 사진가가 갤러리 거제에서 '백백(百白)하다'전을 열었다. 풍경과 정물 90여 점을 내걸고 백지라고 부르는 한지에 도자와 목기러기, 노리개 등을 담았다. 책가도를 재해석한 푸른 책가도 연작 등도 볼 수 있다.
그의 사진에는 그림자가 없다. 대신 여백이 있다. 그래서 그림인가 싶다. 그의 사진은 명암과 그림자를 배제하고 빛으로만 그려낸 그림이다.
지난해 서울 등에서 '백백(百白)하다'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그는 전시 이름에 철학을 담았다.
남 사진가는 "백지라고 부르는 한지는 일백 '백'자를 쓴다.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고….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쳐 마지막으로 종이를 쓰는 사람이 백 번째로 만지는 사람인 셈이다"며 "온전히 나만의 시선으로 남기고 싶은 욕심은 백 번의 시간이 쌓인 한지와 마주하면 사라진다. 본래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개관 이래 첫 사진전을 연 정홍연 갤러리 거제 대표는 "여백을 통한 사물의 본질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일까지. 문의 055-634-1256.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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