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향 정기연주회
9일 3·15아트센터서

독일의 위대한 음악가 '3B'가 있습니다. 바로 바흐(Bach)·베토벤(Beethoven)·브람스(Brahms)인데요. 이들은 성이 모두 알파벳 B로 시작하는 공통점 외에도 역경과 고난을 딛고 스스로 삶을 개척했다는 교집합이 있습니다.

바흐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었고 베토벤은 장남으로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브람스는 14살부터 함부르크 여인숙에서 피아노를 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렸습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딛고 자신만의 음악적 업적을 이뤘죠.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클래식의 기초를 단단하게 했다면 베토벤은 체계를 완성했고 브람스는 이를 발전시켰습니다.

오는 9일 3B 중 작곡가 2명의 작품이 연주됩니다. 창원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로 주제가 '베토벤과 브람스'입니다. 이날은 특별히 경성대 음악학부 교수이자 피아니스트인 알렉세이 레베데프가 함께합니다.

연주회 서막은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가 관객과 만납니다. 왜 부제가 황제냐고요? (정확한 작품번호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Op.73) 3악장 전곡이 당당하고 웅대해서입니다.

▲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모습. /창원시립예술단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발터 리츨러는 "이 작품은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서 영웅적인 기개를 과시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경이로운 조성 전개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할 당시는 나폴레옹 군대가 빈을 점령했던 때였습니다. 도시가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했는데도 베토벤은 한결같이 악상에 잠겼었다고 하네요.

두 번째 곡은 베토벤을 사랑했던 브람스의 교향곡 2번 라장조 Op.73입니다. 당시 독일에서는 리하르트 바그너를 중심으로 베토벤 벗어나기가 유행했는데 브람스는 끝까지 음악 스승으로서 그를 따랐다고 하네요. 애정이 대단하죠?

브람스의 교향곡2번은 전원 교향곡이라고 불립니다, 봄날과 잘 어울리는 밝고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브람스는 오스트리아 남부 휴양도시 페르차하에 머물렀고 아름다운 풍광에 반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목가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물씬 풍긴답니다.

브람스 친구이자 외과의사 테오도르 빌로트는 이 곡을 듣고 브람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에 넘치고 있네. 그대의 완벽주의가 나타나 있고, 맑은 생각과 따스한 감정이 무리 없이 흐르고 있었지. 페르차하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

이번 창원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베토벤과 브람스의 각기 다른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상임지휘자 김대진의 곡 해석이 기대가 됩니다.

오후 7시 30분 창원 3·15아트센터. 055-299-5832.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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