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습 완벽히 적중한 과거 만화들
기존 사고·발상의 틀 과감히 깨어보자

인간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끝이 있기는 한 걸까? 필자의 유아기인 1965년에 만화가 이정문 작가가 발표한 서기 2000년대의 우리네 생활상을 그린 미래만화를 보면 '전기자동차', '태양열 주택', '청소로봇', '인터넷 신문', '휴대용 전화',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학습 및 원격진료' 등 신기할 정도로 현재의 생활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적중하였다. 1965년은 필자가 유아 때라 당시의 생활상을 잘 알 수는 없지만, 필자의 기억이 비교적 또렷한 70년대 생활상에 빗대어 보더라도 작금에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과학기술은 그 시절엔 좀처럼 머릿속에 쉽게 와 닿지 않은 기술이었다.

2014년에 그는 다시금 2050년의 변화된 세상을 예견하였는데 '플라잉카'를 비롯하여 '기계인체', '무선충전', '웨어러블 컴퓨터', '순간이동', '뇌파헬멧', '우주발전소' 등의 미래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우주발전소' 개념은 필자의 연구기관에서 정부의 도전적 연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장거리 무선전력 전송기술'과 매우 흡사하여 사뭇 놀라울 따름이다. '장거리 무선전력 전송기술'은 무한대의 에너지원인 우주태양광으로부터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파와 같은 전파로 변환하여 무선으로 지구에 전송하는 기술로서 작가가 예견한 기술과 일맥상통한다. 작가가 예측한 미래기술 중엔 '플라잉카' 등 어쩌면 가까운 장래에 인류가 현실에서 마주하게 될 과학기술이 적지 않은 듯하다.

최근에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공동연구팀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光年)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한 'M87'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하여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광년은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단위로 빛이 1초에 30만㎞의 속도로 1년 동안 진행하는 거리를 의미하며 약 9조 4670억 7782만㎞에 해당한다. 그런데 빛이 5500만 년 동안 이동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 하니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지만 그 방대함에 압도되어 우주의 무한성에 사뭇 숙연해질 따름이다.

블랙홀은 빛도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중력과 거대한 질량을 갖는다. 가령, 작금에 발견된 블랙홀은 태양의 65억 배의 질량을 갖는다. '사건지평선망원경'에 의해 분석된 'M87' 블랙홀의 그림자 영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넛 모양으로 주변의 밝은 빛들이 중심부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104년 전 천재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이 제안한 질량이 큰 물체 주변의 시공간은 왜곡된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완벽하게 입증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론연구란 특정한 자연현상에 대해 관측과 상상에 기반한 가설을 정립하고 수학적 모형을 체계화하여 해석하고 설명하는 연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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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과학기술발전의 원동력이다. 작금은 발상의 전환이 요청되는 4차산업혁명시대다. 하루가 멀다고 혁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승자독식의 시대가 되었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선 우리 마음속에 굳건히 버티고 있는 기존의 사고방식(틀)을 과감히 허물어뜨려야 한다. 그러려면 기존방법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극복하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환골탈태(換骨奪胎)란 말이 있다. 나비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어 마침내 허물을 벗고 우화(羽化)하여 자유롭게 하늘을 날듯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마음껏 비상해 보고 싶은 마음은 비단 필자만의 바람일까?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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