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해체·연고지 이전 '곡절'
정선화·안혜지 등 훈련 돌입
"작년보다 올해 더 중요"각오

여자프로농구 부산BNK 선수들은 대부분 최근 1년 사이에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8년 3월 전신인 KDB생명이 팀 해체를 선언했다.

이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위탁 관리팀으로 지내다가 지난해 10월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를 맡아 2018-2019시즌을 치렀다.

OK저축은행의 네이밍 스폰서 기간이 만료되자 BNK캐피탈이 농구단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다.

최근 1년 사이에 'KDB생명 → 연맹 위탁 관리 → OK저축은행 → BNK캐피탈' 순으로 유니폼에 새긴 팀명이 바뀌었다.

연고지 역시 경기도 구리에서 수원을 거쳤다.

지난달 29일에는 새 보금자리인 부산에서 BNK 훈련복을 입고 연습을 시작했다.

팀 주장인 정선화(34)와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에 오른 안혜지(22)는 부산 훈련을 시작한 지 이틀만인 지난달 30일 "작년보다 더 중요한 올해"라며 "팀 분위기도 훈련 초반부터 좋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정선화는 2014-2015시즌 부천KEB하나은행에서 은퇴한 뒤 3년을 쉬고 지난해 7월 OK저축은행 시절에 코트에 복귀한 선수다.

청주KB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는 2009-2010시즌에는 평균 15.7점을 넣고 리바운드 6.5개를 잡아내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으나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서는 3.2점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무릎 부상으로 현재 재활 중인 정선화는 "그동안 부상 때문에 벤치에 있었던 시간이 많아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작년에는 7월에야 팀에 들어와 준비할 시간이 짧았지만 올해는 일찍 재활을 시작한 만큼 준비를 잘 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부상 때문에 2013-2014시즌은 통째로 날려야 했던 정선화는 "부상으로 쉰 시간까지 더하면 거의 5년을 쉬고 작년에 돌아온 셈"이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는 팀 분위기도 좋은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고참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윤아 코치와 나이가 같은 정선화는 "어색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며 "감독님께서 소통을 강조하시지만 제 행동에 잘못된 것이 보이면 후배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더 조심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혜지는 지난 시즌 코트에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다.

2017-2018시즌 경기당 13분 31초만 뛰고 평균 1.6점, 1.6어시스트를 기록하던 선수가 2018-2019시즌에는 34분 01초를 출전, 6.5점에 6.4어시스트의 성적으로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안혜지는 부산에 새 둥지를 튼 BNK에서 유일한 부산 출신이다. 동주여고 출신인 그는 "작년도 중요했지만 올해는 더 중요한 시즌이라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며 "부산에 팀이 생겨서 저는 좋은데, 반대로 고향 팬들 앞에서 경기해야 하는 부담도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서 자신을 지도한 정상일 감독이 인천신한은행 지휘봉을 잡은 것에 대해 그는 "신한은행하고 할 때는 제가 더 잘해서 감사한 마음을 더욱 표현하도록 해야겠다"고 장난기 섞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3월 열린 시상식에서 '도련님 복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 안혜지는 "올해 목표는 어시스트 2연패에 득점력도 기복을 줄이는 것"이라며 "내년 시상식 복장도 벌써 부담이 된다"고 '행복한 고민'을 했다.

프로 입문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정선화와 안혜지는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박신자컵 우승이 전부인데 새 팀에서 우승까지 도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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