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서 발굴현장 공개
"체계적 조사 위해 서둘러야"

함안 '가야리 유적'의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사적 지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

함안군은 지난 4월 30일 오후 함안문화원에서 '함안 가야리 유적'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학자들은 "아라가야의 심장부인 가야리 유적이 왕궁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아직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사적으로서 유적의 가치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가야리 유적의 토성은 지금까지 확인된 가야 왕성 추정 성곽 중 가장 잔존상태가 양호한 유적으로 향후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조속한 사적지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오랜 세월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라는 이름으로 구전과 기록으로 전해져 오다 지난해 함안군 학예사들에 의해 토성의 흔적이 확인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로 5~6세기 축조된 토성과 군사적 성격의 내부 시설물이 확인되면서 그 실체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오전에는 아라가야 지배층 묘역인 말이산 고분군과 남문외 고분군 발굴현장을 공개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최근 아라가야 유적 조사성과에 대한 학계 관심이 비상해진 가운데, 두 발굴현장에서 애초 보고된 바 없는 최초의 사례가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발굴현장 공개설명에 따르면 말이산 고분군 북쪽지역 경관개선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말이산 고분군 발굴조사에서는 덧널무덤에서 구덩식 돌덧널무덤으로 이행하는 첫 단계의 고분이 최초로 확인됐다. 구덩식 돌덧널무덤 단계에서 대형의 봉토분 축조가 시작된다는 기존의 인식과 달리 덧널무덤의 내부구조를 가진 봉토분이 최초로 확인됨으로써 가야의 무덤양식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가사적으로 승격을 위해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남문외 고분군 중 6호분에서는 국내 최대급 규모의 굴식돌방무덤(길이 740cm, 너비 280cm, 깊이 160cm)이 확인됐는데, 봉분의 구획석열이 특징적이며 출토된 유물로 보아 6세기 전엽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조근제 함안군수와 박용순 군의회 의장, 각계전문가,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과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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