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주년 노동절 곳곳서 집회
ILO 핵심협약 비준 등 촉구

129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며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3시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제129주년 노동절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합원 15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제 개악 저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선언했다. 앞서 경남본부는 지난해 정우상가 앞에 세운 강제동원 노동자상 앞에서 건립 1주년 기념식도 진행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 만들자 = 경남본부는 정부의 노동개악 중단을 촉구하며,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류조환 경남본부장은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개악을 저지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을 관철하며 노조파괴법을 전면 중단하고자 단결투쟁을 보여주자"며 "노동자 삶을 차별의 수렁으로 밀어빠뜨린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하자"고 호소했다.

지난달 25일 창원시 위탁 청소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ㄱ(59) 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이선희 민주노총 일반노조 중부지부장은 노동기본권 보장과 환경미화 노동자 직접고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은 "노동개악 저지,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기본권 쟁취 3가지 과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위해 관철해야 하는 문제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 서민들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 개혁을 통해 노동자가 당당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경남도청 앞까지 행진하고, 스타필드 입점 저지와 조선 노동자 생존권 보장, 한국지엠 창원공장, 경남에너지 등 현안과 관련해 비정규직 철폐와 직접고용을 외쳤다.

▲ 1일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앞에서 노동자상 건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참석한 강제동원 노동자 유족인 김재명 씨가 동상 앞에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올리고 동상을 쓰다듬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강제징용 한국정부 보상하라 = 지난 1939년 3월 25일, 김재명(78·창원시 마산회원구) 씨 아버지 김또수현 씨는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다. 6년간 일본 나가사키현을 비롯한 용광로에서 일했던 부친은 1945년 8월 15일 독립과 함께 귀국했지만 열악한 작업현장을 버티기 위해 먹었던 소금으로 간질환을 앓다 사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강제동원 노동자상을 찾은 김 씨는 "노동자상 옆에 선 부모와 형제를 잃고 눈물을 흘리는 소년상이 나의 어릴 때 모습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제징용과 관련해 한국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유가족들이 모여 한국정부를 상대로 보상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했다"며 "한국정부는 지난 1965년 일본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았다. 그 보상금은 국가에 지급한 보상금 이전에 강제징용 노동자 당사자와 가족에게 주어진 것인 만큼 환수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는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 한일청구권 환수 등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경남지역에서는 4차에 걸쳐 550여 명 유족이 이 소송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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