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비만·음주 등 발병률 높여
직계가족 병력 발병 위험 증가
건강한 식습관·정기검진 필수

국내 암 사망원인 3위이자,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인 대장암. 대장암은 얼마나 위험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는 지난달 '한국인을 가장 위협하는 암, 대장암 예방법'을 주제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열었다.

이날 강의한 성낙일(소화기내과 전문의·사진) 과장의 도움말로 대장암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대장암은 대부분 대장 점막 샘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으로, 양성 종양인 선종성 용종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용종은 위장관 점막의 조직이 부분적으로 과도하게 증식해 혹처럼 튀어나온 것을 말하며, 선종은 샘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종양이다.

많은 연구에서 서구적인 식단과 대장암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졌다. 전형적인 서구 식단은 지방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성 과장은 "섬유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신단을 하는 지역에서 서구적인 식단을 하는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동했을 때 대장암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했다"며 "서구적인 식단 자체가 대장에 염증을 유발하거나 대장에 있는 미생물의 변화로 인해 대장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식습관 외에도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나이, 인종, 대장암 용종의 과거력, 염증성 장질환, 유전되는 증후군, 대장암 가족력 등이 있다. 또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이나 당뇨병, 비만, 흡연자, 술, 방사선 치료 등도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50세 이상이며, 젊은 사람에게는 드물게 발생한다.

이전에 대장암 용종이 있었던 경우, 대장암 위험이 높았으므로, 용종이 있었다면 주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 대장암 위험이 증가했으며, HNPCC(유전성비용종대장암) 또는 FAP(가족성 용종증) 대장암 위험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증후군이 가족력으로 있다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부모나 형제 혹은 자녀가 대장암이 있었다면 대장암 위험이 커지고, 당뇨병 또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은 대장암 위험이 높다.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대장암에 걸린 후에도 사망 위험이 더 높았으며, 이전에 암을 치료하기 위해 복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대장암과 직장암 위험이 높아졌다.

◇증상과 진단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배변 습관의 변화나 설사, 변비, 배변 후 묵직한 느낌, 복부 팽만, 복통, 끈적한 점액변, 혈변,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짐 등이 있다.

하지만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장암 검진을 위한 검사 중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 분변잠혈검사.

성 과장은 "대변에 혈액이 묻어나오는지를 살펴서 대장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분변잠혈검사가 대장암 1차 검진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분변잠혈검사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키트에 대변을 살짝 묻혀서 병원에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8년 개정된 국가 암검진 제도에 따르면 대장암 예방을 위해 5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무료로 할 수 있다. 분변잠혈검사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 국가암검진에 포함된 대장내시경 검사 비용을 국가가 지원,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장암 검진 비율이 여전히 낮은 것이 현실.

성 과장은 "대장암은 80% 이상이 5~10년에 걸쳐 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선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대장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5년 생존율이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종양의 크기가 아니라 종양이 조직을 침투한 정도이다. 대부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적절히 병행해 치료한다.

◇생활 속 TIP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기본.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미리 상담하는 것이 좋다. 성 과장은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1명일 경우 발생 위험도가 1.5배, 2명일 경우에는 위험도가 2.5배 증가하므로 전문의와 꼭 상담하라"고 말했다.

또한 술을 매일 마실 경우 대장암 위험이 1.2~1.5배 증가하고, 흡연자는 1.23배 증가하며, 비만은 1.3배 증가하므로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하루 50g의 가공육을 먹거나 붉은고기를 100g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2배 늘어나므로 평소 채소와 건강한 식재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

성 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국가 대장암 검진의 수검률은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 암검진을 꼭 받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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