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ACL 일본전서 감격
고향 친구들 열띤 응원 '눈길'
팬들, 구단에 창원 초대 제안

지금 경남FC에 대한 온라인 키워드는 '쿠니모토'로 집약된다. 특히 지난달 24일 일본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차전에서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경남에 ACL 첫 승리를 안겨준 쿠니모토의 이름값이 치솟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쿠니모토의 어린 시절 친구들이 와서 응원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공유되고 있다.

지난해 초 쿠니모토가 경남으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사가들은 쿠니모토의 과거를 찾아 공유했다. 당시 쿠니모토는 두 번에 걸쳐 프로 축구단에서 방출됐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것이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쿠니모토는 지난해 본보와 인터뷰에서도 지난 시절의 과오를 반성한다면서도 방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일본인 시바타 히로카츠(57) 씨가 창원축구센터로 쿠니모토를 응원하러 와서 본보와 한 인터뷰에서 쿠니모토의 방출 이유는 일본에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바타 씨는 쿠니모토가 후쿠오카에 속해 있을 때 알게 됐고, 갑자기 없어져 궁금해하던 차에 경남에서 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것이었다. 그 이후 쿠니모토가 출전하는 경남 경기는 홈·원정 가리지 않고 거의 모두 찾아 응원하고 있다.

▲ 지난달 24일 일본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가시마앤틀러스와 경남FC 경기가 끝난 뒤 결승골을 넣은 경남 쿠니모토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이후 쿠니모토의 어린 시절 사진 한 장이 인터넷 갤러리 등을 통해 널리 퍼졌다. 쿠니모토와 친구로 보이는 인물 등 4명이 잔뜩 개구진 표정과 몸짓으로 등장한다. 사진에 나온 친구들이 지난달 24일 가시마전에 나타났다. 여기에는 예의 사진에 등장하는 친구들 외에도 4명이 더 왔다. 이들은 경기 내내 쿠니모토의 애칭인 '타카'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줬다. 이 모습은 경남에서 현장 응원을 간 팬들에게도 목격됐고, 쿠니모토가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자 친구들도 함께 울음바다를 만들었다는 전언도 있다.

이들의 고향에서 가시마까지는 1100㎞가 넘는 먼 거리다. 자동차로 14시간, 비행기를 타도 비행시간만 1시간 50분 걸린다. 이들 중 1명은 창원에서 쿠니모토와 동행하고 있다. 정식 에이전트는 아니지만 쿠니모토의 일상을 돕고 있다. 1명은 현지 대학생, 1명은 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에서 가시마보다 가까운 창원축구센터로 이들을 초청해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정을 북돋워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팬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박 3일 정도 창원으로 2명을 초청하는 데 비용은 10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산까지 제시하는 팬도 있다.

지난해 말컹 스토리와 2부에서 승격 후 곧바로 1부를 초토화시키는 경남의 활약으로 절호의 기회를 맞은 구단이 팬층과 관중 확대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들 친구를 불러 시축을 하게 하고 팬들과 만남을 주선해 '쿠니모토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구단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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