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폄하 발언에 똘똘 뭉친 청년단체들
더 적극 정치참여해 각종 문제 풀어보자

'10대 교육지옥, 20대 취업지옥, 30대 주거지옥….'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년들 팍팍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자매품 '견디면 암, 못 견디면 ××'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로 학자금 대출을 안 갚은 학생과 청년들을 유추해보면 본인의 잘못이 더 크다. 99% 본인의 문제다. 청년들은 PC방에 하루 종일 있다. 아무도 일하지 않는다"는 예상원(55·자유한국당·밀양2) 경남도의원의 '청년 폄하' 발언이 나왔으니,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건 당연지사.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 가까이 청년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바짝 마를 대로 메마른 곳에 불씨를 던졌으니, '화르륵'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지 싶다.

물론 성과도 있다. 예 의원 발언 이후 도내 청년들이 똘똘 뭉쳐 공동행동에 나선 점이다. 경남청년유니온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학생위원회, 정의당경남도당청년학생위원회, 경남청년민중당(준) 등 19개 청년단체가 '예상원의원 청년 폄하발언 규탄 공동행동'을 꾸려서 대응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청년들이 정치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왜냐고? 청년실업부터 주거·결혼·출산 등 청년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건만, 청년들의 주장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2016년 20대 총선 유권자 가운데 19세부터 39세까지 이른바 '2030세대' 유권자는 1500만여 명으로 전체 35.7%를 차지했지만, 40대 미만 당선인은 지역구 1명, 비례대표 2명 등 단 3명이었다. 국회의원 300명의 고작 1%에 불과한 것이다. 1%가 36%를 대변하는 게 말인가, 막걸린가!

1977년생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만 39세이던 2017년에 권력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선 역대 최연소 하원의원이 나오기도 했다. 뉴욕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주인공이다. 그는 29세의 바텐더 출신이다. 10대 후반 또는 20대 때부터 정계에 진출해 지방 기초의회에서 정치를 배우고, 일찍부터 탄탄한 정치 수업으로 실력을 다질 수 있는 '정치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1대 총선(2020년 4월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는 내 삶과 직결돼 있다.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통의 조건을 다루는 분야가 바로 정치다. 입시제도, 세금, 취업, 채용 원칙, 미세먼지 문제 해결 등 정치가 아닌 게 없다. 될 수 있으면 정치에 관심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은 멀리하는 게 좋다.

민병욱.jpg

'각자도생'이 대세라지만, 청년들이여! 사람을 모으자. 흩어진 불만·분노를 '표'로 조직해 보자. 그리하여, 공공연하게 정치에 대해 말해보자! 기성정치인들이 '벌벌 떨며' 청년 눈치를 보도록 해보자. 어렵다면 '종이 짱돌(투표용지)'이라도 부지런히 던져보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