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산항이 개항한 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어제 창원시는 이를 기념하여 '제2의 개항'을 선언했다. 앞선 29일에는 허성무 시장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창원시는 동북아 해양 거점도시의 전환을 과제로 삼고, 마산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양관광 1000만 도시를 이루겠다고 천명했다. '제2의 개항' 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선결하거나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도 늘어났다.

허 시장의 발표에는 동북아 해양메카, 신해양산업 창조도시, 1000만 해양 관광도시를 3대 전략으로 삼고 16개 주요정책을 마련한 'Again 동북아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담겼다. 창원시는 총사업비 2조 5000억 원, 생산유발 5조 6000억 원, 고용유발 3만 4000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진해구가 제2신항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고 창원이 특례시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현실에서 사업에 추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자신감 속에서 중앙정부와 경남도에 의존해 왔던 항만 개발을 창원시가 주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식민지화 과정이라는 아픔이 있었지만, 한반도의 물류 관문으로서 성장 혜택을 입었던 창원이 제2의 도약을 추구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기계, 철강 등 제조업이 이끌어왔던 창원 경제가 10년 넘게 심각한 부진에 처해 있는 현재, 미래의 성장 동력을 공항, 항만, 철도가 연계된 항만 물류 산업도시화에서 찾는 것은 타당한 구상이다. 물류 교류가 대부분이던 120년 전 개항을 넘어 산업, 문화, 바다로 영역을 넓힌 창원바다의 구상도 원론적으로는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창원의 미래를 바꾸는 원대한 목표에 해당하는 만큼 향후 시장이 바뀌더라도 현재의 구상이 중단되지 않으려면 촘촘한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 소도시로 전락한 마산과 진해의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필요하며, 물류관광 거점도시로 기획되었던 마산해양신도시가 완공될 경우 제2의 개항에서의 위상과 역할 재정립도 요구된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채워나가야 할 세부적인 사업 내용이 나오면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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