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거창군에서도 3월 22일과 23일 이틀간 100개의 지역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거창평화축전'이 열렸다. 행사는 지역주민과 청소년 등 500여 명이 참여해 기념식과 만세운동 재현행진, 학술심포지엄, 체험행사로 진행했다. 100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한 군의원은 격년이라도 행사를 열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학술심포지엄장에서는 거창의 3·1운동사를 새롭게 써야 할 여러 자료가 발굴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거창 지역 3·1운동 최초 기록이 발굴됐고, 일제가 3·1운동을 진압하고자 거창에 군대까지 파견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미 알려졌던 가조면과 위천면 만세운동 외에도 거창읍에서 3월 22일 장날 만세시위가 있었다는 정황도 발굴했다.

나름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가와 함께 여러 가지 숙제도 함께 안겼다. 그중 하나가 독립운동 희생자와 유공자 후손을 찾는 일이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 신용균 고려대 교수는 2013년 6월 발굴된 거창지역 3·1운동 희생자 5명은 아직 이들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연구된 바가 없다고 했다. 당연히 후손을 찾는 일도 했을 리가 없다. 신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는 이들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역(면)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공식적으로 등재된 거창군 독립유공자는 52명이다. 하지만,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고도 후손을 찾지 못한 이들이 10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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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늘 그렇듯 지난 시간을 되돌리면 항상 할 일이 남는다. 하루빨리 독립운동 유공자와 희생자 후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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