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배출 많은데 수입까지
오염·포장 탓에 재활용 불가 많아

부끄럽게도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필리핀에 수출한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반송되어왔다. 그 폐기물의 소각처리비용은 약 10억 원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수입 규제를 강화하자 갈 곳 잃은 외국산 폐플라스틱이 우리나라로 수입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폐플라스틱은 15만 1292t으로 수출량(6만 7441t)의 2배를 넘어섰다. 2017년까지 수출이 수입보다 3배 이상 많았다가 역전됐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에 달했다. 이는 일본(66.9㎏), 프랑스(73㎏), 미국(97.7㎏)보다 많은 양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플라스틱을 많이 소비하는 만큼 이에 따른 폐기물량도 많았다. 2017년 기준 포장재 비닐, 스티로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등 플라스틱 생활계 폐기물량은 378만 3298t을 기록했다. 산업 플라스틱 폐기물량까지 더하면 전체 폐기물량은 연간 876만 4599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왜 수입까지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재활용을 위해서는 질 좋은 폐플라스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입하는 폐기물이 가격도 싼 데다 품질도 좋다.

최근에 선진국의 포장용기 재질 개선 등으로 재생품의 품질이 향상되어 재활용 원료로 선호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은 여러 이물질과 재질이 다른 물질이 포함되어 재활용하고 싶어도 재활용 비용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의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기 어렵다. 이렇게 경쟁에서 밀린 국내 재활용 쓰레기는 갈 곳이 없어진 셈이다.

갈 곳이 없어진 플라스틱 폐기물은 어떻게 처리되는 것일까?

폐플라스틱은 재활용, 소각, 매립을 통해 처리된다.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이 되면 분해가 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리며, 소각 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비롯한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배달음식을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는 오염되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국산 페트병은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색깔이 들어가 있고 포장재가 잘 떼어지지 않아 재활용 선별과정에서 소각처리 되고 있다.

아까운 자원인 폐플라스틱의 분리 및 선별 비용이 재활용품을 수입하는 것과 비교해 매우 크기 때문에 재활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플라스틱으로 우리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의 자세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서도 필요하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안 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장바구니 쓰기, 분리배출 잘 하기 등이 소비자로서 출발 지점이고,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 향상을 통한 시장 확보, 지속적인 재활용 기술의 개발 및 기반시설 확충에 대한 투자, 생산단계에서의 제품 과대포장 규제 및 재활용이 쉬운 재질 및 형태의 플라스틱 제품생산 유도,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의 대상 플라스틱 제품 확대 등은 정부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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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 모두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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