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된 하동군 양보면 ‘정씨 고택’ 화재로 전소

26일 오후 하동군 양보면 장암리 ‘정씨 고택’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목조 고택에 대한 보존대책이 여전히 소유주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4시 20분께 포은 정몽주 선생의 31대 손 정상화(78) 씨가 살면서 관리하는 정씨 고택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본채가 전소됐다.

이 고택은 문화재나 기념물 등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역사가 300여 년에 이르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다.

▲ 26일 오후 하동군 양보면 장암리 정씨 고택이 화재로 전소됐다.출동한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독자 김경곤

이 고택은 세간에는 ‘기대정’이라는 우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대를 이어 살아가라는 염원을 담은 이름이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지금은 한다사중학교로 바뀐 옛 양보초등학교 앞쪽에 자리해 아담한 돌담길과 함께 옛 시골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쏠쏠하게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고향에 갔다가 4㎞ 이상 떨어진 한다사중학교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현장에 달려겼다는 김경곤(54·부산시) 씨는 “학교 근처에서 불이 난 것 같아 달려갔더니 불이 크게 번지고 있었다”며 “완전 진화까지는 지켜보지 못했지만 기왓장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은 기왓장을 다 들어내야 한다고 했으니 건물은 전소됐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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