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ACL 첫승'기세등등 - 울산, K리그 2위·ACL 1위

경남FC가 '자동문'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수비 문제를 해결했다.

경남은 24일 오후 일본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4차전에서 쿠니모토의 득점으로 가시마앤틀러스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가 특히 주목받았던 것은 K리그를 포함해 ACL, FA 컵대회 등 올 시즌 치른 13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는 점이다.

중앙수비와 포워드까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광선이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이 컸다. 이날 경기에서 가시마 공격수들은 경남의 수비라인에 갇혀 이렇다 할 힘을 써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특히 이광선은 공격 찬스에서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후반 17분 쿠니모토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이광선은 골문 앞에서 헤더 공격을 위해 훌쩍 뛰어올랐고 가시마 문지기 권순태는 이광선을 견제해 뛰어나왔다. 그러나 머치의 크로스는 이광선의 머리를 넘겼고 뒤에 있던 쿠니모토의 왼발 슛은 텅 비어 있는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광선의 움직임이 없었더라면 어찌 됐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 24일 일본 가시마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조별예선 가시마앤틀러스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경남FC 선수들이 단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경남 무실점 경기의 힘은 변화된 포메이션에서 나왔다. 김종부 감독은 선호하는 4-4-2를 잠시 내려놓고 4-2-3-1 전술을 들고나왔다. 4백에 최재수 김종필 이광선 우주성을 세웠다. 그 앞선에 쿠니모토와 머치를 배치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은 물론 공수 조율도 맡겼다. 그리고 이 조합은 가시마 공격수들을 꽁꽁 묶어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후반전에는 4-4-2와 4-3-3으로 적절히 변형시켜가면서 다양한 전술 소화 능력을 테스트한 것도 이날 경기의 성과였다.

경남은 ACL 첫 승리의 기운을 받아 오는 28일 울산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9라운드 경기를 원정으로 치른다.

가시마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던 머치가 울산전까지 출전하지 못한다는 점이 걱정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하성민이 있지만 U-22 선수 기용 때문에 전반전은 김준범이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김준범은 머치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이 다시 선호하는 4-4-2를 들고나올지 가시마전에서 효과를 확인한 4-2-3-1을 들고나올지 주목된다.

경남은 울산 상대 최근 10경기에서 3무 7패로 승리가 없었다. 올 시즌 울산은 5승 2무 1패로 전북현대, FC서울과 함께 나란히 승점 17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경기 11득점 5실점으로 공수 모두 빼어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24일 가시마는 주전 수비수들이 모두 출전정지 징계나 부상으로 빠지면서 2군으로 나왔다. 이런 상대를 단 1득점에 그칠 정도로 경남의 공격력도 예전같지 않다. 리그에서 14득점으로 득점 2위를 달리는 팀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룩 카스타이흐노스가 울산전 전에 입국할 예정이지만 당장 출전은 어렵다. 김승준, 김효기, 박기동 등 공격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아울러 가시마전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생각이 많은 듯 공을 처리하는 데 늦었던 네게바의 부활에도 기대를 걸어야 한다.

ACL 첫 승리의 기운을 받은 경남, 23일 가와사키프론탈레와 2-2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H조 1위를 달리는 울산의 강한 기운이 맞부딪히는 K리그 9라운드 승자는 누구일지 28일 오후 4시 시작해 6시 이전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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