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벌어지는 사건에 개탄스러울 뿐
시비 분별의 고집 버리고 융화·중도를

행복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미소를 머금은 행복이 당신의 문(門)을 두드린다.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이다.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자비정신으로 극복하고 세상과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올해 부처님오신날 표어로 삼았다.

시비선악(是非善惡)이 본래 인과인데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기둥은 어떻게 꺼야만 제대로 끌 수가 있을까?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갖가지 사건들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너무나 깊은 병(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성폭행을 비롯한 방화 살인사건 등 예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험하고 추악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오죽했으면 옆집이 두렵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바에 사는 모든 사람은 원래가 하나요,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비선악의 분별심이 없어져야 한다. 이 세상의 참모습은 수억만 년 동안 비추는 해와 같고 티 없이 맑은 창공과 같아서 청정한 것인데 분별심을 일으키는 마음에서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고, 그로써 욕심과 고통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웃을 나로 보고 내가 이웃이 되고 열이 하나가 되고 백도 하나가 되는 융화(融化)의 중도(中道)를 바로 보고 분별의 고집을 버려야 한다. 모두가 분별심을 버리고 더불어 하나가 되어 병든 사람을 일으키고 본래 청정한 사바세계를 이루어야겠다. 공연히 공자, 맹자, 예수, 부처 거룩한 이름에 시비를 논하지 말고 부처님 생신날 다 함께 자축(自祝)하며 쾌지나 칭칭 나네를 노래하자.

명예와 이익을 좇다가 조용한 여가도 없이 평생을 고뇌 속에 지내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일이다. 재산이 많으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모른다고 했다. 재산에 집착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소인이나 할 일이지 큰 사람은 자기 할 일에 신경 쓰지, 재산에 연연하지 않는다. 재산이 많으면 재산이 나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산의 노예가 되어 나를 망치게 된다. 영원한 재산이란 내 마음에서 나온 재산이라야 쓸모 있는 가치가 있다. 그래서 반드시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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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견청산(雲散見靑山)이요, 춘래초자청(春來草自靑)'이라 했다. 구름이 흩어지니 산이 나타나고 봄이 오니 스스로 새싹이 돋네. 법(진리)의 재물을 잃고 공덕을 없앰은 심의식으로 괴로움이 수없이 따름이며 선문(禪門)에서 마음을 물리치고 남(生)이 없는 지견(知見)의 힘을 얻는다고 했으니 만약 사람의 몸을 잃게 되면 언제 다시 돌아오며 지옥 고통 긴 세월을 어찌 등한히 여길쏘냐. 금생에 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후세에 한스러움이 만 갈래 찢기리라. 그러니 몸과 마음을 정(定)에 들어 움직이지 말고 마음의 부처를 보아 오직 자신에게만 의지하라. 마치 해가 뜨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밝아지고 비가 오니 산야에는 온갖 풀이 푸르구나. 고개 돌려 들어보니 망운산에 꾀꼬리 노래하고 대숲은 우거지고 꽃은 피어 좋은 시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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