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이현재 이사 특강
자영업자 지원·직원 복지 유명
배달드론 등 새 먹거리 고민 중

배달 어플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은 국내 대표적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이다. 음식 배달 O2O 업체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319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김봉진 대표 등 청년 3명이 전단을 모바일로 옮기겠다는 파격적 발상만 갖고 서울 강남 뒷골목 사무실에서 배민 앱을 만든 지 9년 만이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그까짓 음식 배달 앱으로 돈을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느냐는 시각이 있었다. 알고 보니 한국은 음식 배달 시장에서 세계 5위권의 큰 시장이었다. 대한민국 배달 문화를 단번에 바꿔낸 배달의 민족 이현재 이사가 23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특강을 통해 성공 비결과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업주와 함께 커가는 배달의 민족 = 작년 한 해 국내 대표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을 통해 팔린 음식값은 5조 원이 넘는다. 우아한형제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을 음식점 광고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영업자들은 작년 배달의 민족을 통해 5조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73% 늘어난 수치다. 배달의 민족을 통해 창출된 업주 1인당 평균 월 매출액도 2017년 500만 원에서 작년 650만 원으로 30%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 뒤에는 배달의 민족 고유의 '사장님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현재 이사는 "배민은 음식업종 소상공인을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인 배민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배달애플리케이션 활용법, 고객 서비스 개선, 홍보, 마케팅, 세무, 회계 등 기본적인 교육 과정부터 음식점 운영과 관련한 '꿀팁' 등 다양한 주제로 사장님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외식업 자영업자를 위한 온라인 공간 '사장님사이트' 내에 '제휴 혜택' 페이지를 개설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마련된 제휴 혜택은 자영업자로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배달의 민족이 여러 업체와 제휴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제휴 혜택 분야는 통신, 렌털, 가전제품과 건강 검진 등으로 다양하다.

▲ 국내 배달 어플 1위 '배달의 민족' 이현재 이사가 23일 스타트업 성공 노하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주찬우 기자

◇퇴근할 때는 인사 없이, 휴가는 묻지 않기 = 흔히 스타트업 하면 밤샘과 야근을 밥 먹듯 한다고 생각하지만, 배달의 민족과는 거리가 멀다. 배달의 민족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비롯해 파격적인 복지 제도와 유연한 조직 문화로 취업준비생 사이에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현재 이사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지만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 사무실 곳곳에는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이라는 근무 규칙이 소개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보고는 팩트에 기반한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등이다.

직원들은 배려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청소부 직원들은 '고마운 분', 임산부 직원들은 '여신님'이라고 적힌 사원증을 나눠준다.

이 이사는 "직원 개개인 법인카드를 가지고 있다. 언제나 자기계발을 놓지 말라는 뜻에서 책 구매 비용은 무제한 지원한다. 1년에 100만 원 이상 쓰는 직원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배달의 민족은 '여신근무'(임산부 배려 제도), '아재근무'(임신한 아내를 둔 남자 구성원이 아내의 산전검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한 재택근무 제도), 남성육아휴직, '지만가'(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뜻으로 본인 생일과 배우자, 자녀, 양가 부모 생일, 본인 결혼기념일 등에는 오후 4시에 퇴근), 퇴근 시 인사 안 하기, 휴가 묻지 않기 등의 복지 혜택이 있다.

◇모든 위대한 것의 시작은 별 볼 일 없었다 = 지금은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배달의 민족이지만, 그 시작은 미미했다. 이현재 이사는 "2015년 배달의 민족에 합류해 김봉진 대표와 겨울에 언 화장실 얼음을 깬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지금은 7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만큼 잘나가는 김봉진 대표도 일을 시작하고 3~ 4년은 월급을 한 푼도 받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 애플과 아마존도 시작은 별 볼일 없었듯 스타트업에 도전장을 내민 여러분도 작은 성공부터 집요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해나갔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배달의 민족은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를 고민 중이다.

규제가 많고 법적인 정의가 없어 아직 상용화하진 못했지만 배달 드론과 배달 로봇이 그것이다. 이현재 이사는 "현재까지 흐름을 봤을 때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배달 음식을 즐기고 있다"며 "현재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이 지금까지 성장해 온 속도와 비교해도 앞으로 몇 년간 더욱 가파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고 그 중심에 배달의 민족이 함께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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