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가 구단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그것도 올 시즌 내내 무실점 경기가 없었던 징크스를 깨고 1-0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거뒀다.

경남은 이날 승리를 위한 최적의 조합이 무엇인지 지난 한달여간 테스트한 결과로 4-2-3-1 조합을 들고나왔다. 4백 중에서도 중앙수비수를 김종필과 이광선으로 세우면서 수비를 극도로 강화했다. 그리고 이 노림수는 적중했다.

90분 경기 내내 가시마 공격은 경남의 수비라인에 갇히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4백 앞선 쿠니모토와 조던 머치 2볼란치도 효율적이었다. 최종 수비라인 앞에서 수비수를 보호하면서 공수를 조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수비라인 문제가 해결되자 공격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시마는 수비수 정승현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지난 3차전에서 나왔던 센터백 마치다 코키와 이누카이 토모야가 징계로 결장한 가운데 양쪽 풀백인 우치다와 슈토까지 결장하면서 수비라인이 거의 2군 급으로 출전했다.하지만 경남은 이런 수비라인을 상대로 단 1득점에 그치면서 룩 카스타이흐노스의 복귀와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전반을 무득점 0-0으로 마친 가운데 후반 17분 오른쪽에서 머치가 얼리크로스 한 공을 쿠니모토가 왼발로 가볍게 해결하면서 1-0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 점수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변화 없이 경남이 ACL 첫 승리이자,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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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끝난 후 윗옷 앞섶으로 두 눈을 가리고 울음을 쏟아내는 쿠니모코. /TV중계화면 캡처
경기가 끝나고 결승골을 만들어낸 쿠니모토는 윗옷 앞자락으로 눈을 가리며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일본 일왕기 최연소 출전에 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유망주였지만 청소년기 탈선 행위로 두 번이나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쿠니모토는 경남에 와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제 쿠니모토는 2020 도쿄 올림픽 일본 대표 선발과 유럽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날 가시마와 경남 경기에는 마침 모리야스 일본 국가대표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선수들을 체크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쿠니모토를 보러 온 것인지 가시마 소속 선수들을 보러 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쿠니모토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부여는 충분히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왈칵 눈물을 쏟아낸 쿠니모토의 꿈과 함께 구단 창단 첫 ACL 진출에서 16강 진출, 그 이후까지 노리는 경남과 김종부 감독의 희망까지 새로운 희망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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