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새로운 반·학교 가니 책걸상엔 눈살 찌푸려지는 낙서
청소도구는 관리 안 된 채 방치 피해는 다시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반, 혹은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기분 좋은 긴장감 혹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나 물건들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워진 환경에서 거의 1년 동안은 사용할 공동시설물뿐 아니라 책걸상과 같은 개인을 위한 시설물과 마주하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사용하게 될 책걸상 또는 사물함 등의 상태가 깨끗하길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아마도 학교나 교실 곳곳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학생들의 무책임한 장난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배려가 실종된 학생들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특정 학교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진주시 관내에 있는 한 남자 고등학교의 책걸상들을 보면 심한 낙서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낙서에서부터 성적인 의미를 담은 낯 뜨거운 낙서까지 그 종류 역시 다양하다. 이는 책상을 이용할 학생뿐만 아니라 그 낙서를 보게 될 다른 학생들까지도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또 책상 모서리에 붙어 있는 고무 패킹을 고의로 훼손한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경우는 고의적인 도구의 사용 없이는 일어나기 불가능한 훼손이다. 날마다 이런 책걸상을 써야 하는 학생의 마음은 분통이 터진다.

책걸상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물함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된다. 보기 싫은 낙서는 기본이며 이리 저리 파인 칼자국도 발견된다. 심지어 내부에 사진을 붙여놓은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보기 흉한 상태가 된 사물함도 적지 않다. 반드시 다음에 사용할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다 함께 사용하는 청소 도구의 상태는 어떠할까? 교실 뒤 청소도구함에 놓여있는 청소 도구는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다. 늘 젖어 있고 불결해 보이는 채로 여러 개의 밀대는 교실 한구석에 모여 있다. 청소도구는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위생과 직결되어 있다. 하지만 청소도구들은 오히려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관리가 되지 않는 물품이다. 고장과 파손도 흔하고 관리도 부실하다.

결국 피해도 학생들의 몫이다. 그때마다 모든 책걸상을 교체할 수도 없고 사물함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훼손되었거나 문제가 있는 청소도구 등 함께 쓰는 공공시설물이나 물건들 또한 결국 학생들이 사용해야 한다. 오늘의 잘못된 나의 인식과 행동이 내일 내 친구에게 그대로 피해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 아니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이다. 다 같이 이용하는 시설물에서부터 한시적이지만 학생들 개인을 위한 시설이나 집기들이 있다. 모두가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이 필요하지만 온전히 사적인 소유물이 아니기에 내 마음대로 함부로 사용해서도 곤란하다.

학교 내 곳곳에서 발견되는 파손, 훼손된 시설물이나 물건들은 반대로 주인의식은 없고 공공시설물을 지극히 자신의 개인 물건처럼 대하는 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이 낳은 결과다.

물론 학생들 대부분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대다수 학생들은 학교 시설물들을 그렇게 무책임하게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시간이 이어지고 추억이 전해지는 공간이다. 학교 시설물에는 과거가 현재로 또 미래로 그 학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일부 학생들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으로 인상 찌푸려지는 추억과 흉한 상처만 가득한 학교 시설물들이 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날마다 쓰는 분명한 내 것이다. 진정으로 내 것처럼 소중히 다루자. 그리고 또 내 것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이후에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배려하며 빌려 쓰는 마음을 가지자. 우리가 학교의 모든 것을 대하는 자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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