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맛산 갤러리 박춘성 '추억'·조현계 '자연'개인전
김해 한림박물관 개관 특별초대전 황원철 '바람'연작

▲ 창원 맛산 갤러리에서 만난 박춘성 작가. /이미지 기자

그림 그리기는 평생의 즐거움이요,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다. 원로 화백들이 초대 개인전으로 신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먼저 박춘성(80) 화백과 조현계(74) 화백이 창원 맛산(MASSAN) 갤러리에서 각각 초대전을 열었다.

박춘성 화백은 '고향·사랑·추억이 있는 휴머니즘의 세계'라는 이름으로 26점을 내걸었다.

지난해 10월 팔순기념 초대전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관객과 마주했다. 향토색 짙은 작품은 저마다 사연을 안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 공개한 '대어가족'은 어린 시절 마산 어시장에서 만났던 이웃을 회상한 그림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박 화백을 대표하는 아낙네, 소 그림을 볼 수 있다. 늘 어머니를 생각하고 여인을 그리는 작가는 열심히 생활했던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주제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인본주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한다.

또 작가가 꼽은 작품 '투우', '투혼'에서는 고향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서 풍경화도 볼 수 있다. 그는 "현장 스케치를 나가 풍경도 가끔 그린다. 거제와 남해 풍광이 참 멋졌다"며 "매일 그림을 그린다. 계획하고 다듬고, 심혈을 기울여 집중하면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작가는 향토적이고 목가적인 자신의 작품에 대해 미술 흐름이 달라져도 고집스럽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자신의 그림이고, 추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 창원 맛산 갤러리에서 만난 조현계 화백. /이미지 기자

맛산 갤러리의 또 다른 전시장, 조현계 화백이 21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국내 수채화 화단을 이끄는 작가는 풍경에 반해 그림을 완성하는 쾌감이 삶의 이유라고 말한다.

전시장을 채운 그림 26점은 완연한 봄이다. '봄이 오는 길', '하동에서' 등은 봄의 전령이라 말할 만큼 4월 한가운데다.

작가는 기존 캔버스와 다르게 면 자체를 포를 떠 만든 면 종이에다 그림을 그린다. 번짐까지 계산해 붓질을 하고 흰색은 여백으로 처리한다.

조 화백은 자연을 경외한다. 들 한가운데서 피어난 들꽃을 보고 우리는 아름답다 말하지만, 꽃은 치열한 생존을 한 것이다. 작가는 자연을 그리며 우주의 법칙을 깨닫는다고 했다.

그는 "나는 그림 신자다. 아름다움을 믿는 신자.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라면 어디든 붓을 들고 스케치를 한다. 현장에서 채우지 못한 20%에 집중해 작품을 완성한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안 따라줄 때 서럽다"고 말했다.

조 화백은 언젠가 금강산과 백두산, 중국 황산을 그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한다. 그래서 그가 든 붓의 힘은 여전히 세다.

두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는 모두 5월 30일까지다. 문의 010-9509-1484.

▲ 김해 한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황원철 화백의 특별전 모습. /김해 한림박물관

황원철(80) 화백은 김해 한림박물관에서 개관 특별 초대전을 열고 있다. 박물관 한편 전시장을 가득 메운 작품은 황 화백의 '바람' 연작들이다.

작가는 남도의 풍광과 마산 합포만의 바람, 터키와 오스트리아에서 불어온 바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한국적인 환상주의'라는 평가를 받은 화백은 '바람의 작가'로 알려질 만큼 서양화지만 아주 한국적인 추상을 만들고 남방적인 초현실주의를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 11월 산수 기념 회고전을 열고 그간의 바람의 궤적을 훑었다. 그러면서 언제나 작품을 새롭게 구상하고 동시대 미술과 함께 가는 법을 고민한다"고 했다.

이에 평면 회화를 영상화해 선보이기도 하고 설치 미술로 변주를 주기도 했다.

황 화백은 올해 서울과 일본 등에서 바람의 궤적을 알리는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나이를 모르고 산다는 노(老)화백, 오늘도 부는 바람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전시는 30일까지. 문의 010-4759-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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