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 미루고 업무 외 심부름 등 권한 남용…군, 재감사 착수

하동군보건소장 ㄱ(58) 씨의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갑질 행동 등이 보도된 이후 직원들의 추가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동군보건소 한 직원은 ㄱ 소장이 지난해 7월 발령받고 나서 지출과 관련해 결재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직원은 "보건소장이 예산을 지출하는 사안에서 거래처를 넌지시 또는 직접적으로 지정하고, 그 거래처로 기안하지 않으면 결재를 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군보건소는 정부 방침인 예산 조기 집행 실적이 낮아 최근 군수 주재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적되기도 했는데, 실적이 낮은 것은 보건소장이 결재권한을 남용하거나 결재에 며칠씩 걸리는 업무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도 거듭 제기됐다. ㄱ 소장은 젊은 여직원에게 차 심부름을 자주 시켰는데 한 여직원에게 "어린애들이 타 주는 차가 맛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건소 회식을 하겠다며 업무를 봐야 할 직원을 멀리 보내 생선회를 가져오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다른 보건소 직원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보건소 회식을 하는 과정에서 모 직원에게 업무 시간에 생선회를 사오도록 요구하면서 한 차례는 그 시간을 출장 처리하도록 지시했고, 두 번째는 출장 처리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연가를 내어 다녀오라고 했다"며 "이는 지위를 이용한 상급자의 갑질이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소장은 한 신규공무원이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다리를 다쳐 출근을 늦게 하자 '너는 시보다. 시보 정도는 내가 바로 잘라버릴 수 있다'는 비상식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ㄱ 소장은 최근 자신과 관련된 문제 제기에 대해 지난 22일 군청 간부회의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여전히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이날 ㄱ 소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하동군에 자체감사를 지시했다. 이에 군 감사계는 기존 비공개 감사를 공개로 전환해 재감사에 착수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