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안 경남대 교수 강연
"자주국가 위한 근대화 정책"

송성안 경남대 교양융합대학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올해 120주년을 맞는 마산항 개항이 '일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자율'이라고 역설했다.

송 교수는 2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문화원에서 열린 창원시 근현대사 강좌에서 '마산 근대 개항 120년의 역사와 성찰'을 주제로 강연했다. 마산항은 1899년 5월 1일 개항했다. 당시 마산은 러시아·일본 등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총독부 내무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마산항 개항은 일본에 의한 강제 개항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송 교수는 개항기 대한제국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며 일제에 의한 타율적인 개항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자율적인 개항이라는 시각이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 송성안 경남대학교 교양융합대학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23일 오후 2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 마산문화원에서 '마산 근대 개항 120년의 역사와 성찰'이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송 교수는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되고 광무개혁을 통해 교육·과학 기술 보급, 상공업 진흥과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종이 토지 소유권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근대적 토지 소유 문건을 발급한 것은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자주국가를 건설하고자 근대화 정책을 펼쳤으며, 그 하나로 마산항을 개항했다"며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식민지화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세계 여러 나라에 제국으로서 존재와 힘을 과시하겠다는 염원은 미해결 과제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2019년 현재 마산항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만시설 중심에서 바다 중심으로, 매립·개발에서 자연·생태환경으로, 산업·경제가치에서 인간·문화 가치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우리는 항상 마산 앞바다를 개발이라는 것, 발전이라는 것 중심으로 이해해왔다. 큰 배가 닿을 수 있는 항만, 큰 배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 이런 것들만 끊임없이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그 큰 배가 들어오기 위해서 마산 앞바다는 어떤 몸살을 앓았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채 잊고 살았다. 이제는 사람과 바다 중심의 미래상을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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