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다 마키 창원서 전시
광고디자인 업무 중 만든
실험적 작품 신선한 재미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주택가 지하 복합문화공간 무하유(無何有). 이 안에 자리를 잡은 작은 전시공간 한점. 이름 그대로 매번 딱 한 점만 설치하는 곳이다.

지난 20일부터 일본 나가사키에서 활동하는 작가 마에다 마키(35) 씨의 작품 'Untitled(무제)'가 전시되고 있다.

제법 낯선 경험이었다. 칼자국이 난 채로 공중에 매달린 광고 인쇄물들, 칼로 잘린 잡지 조각. 한국에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가 있을까?

"음…일본에서도 이런 식의 작품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이날 전시 오프닝 행사 전 마에다 씨에게 작품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 일본 작가 마에다 마키 씨가 창원 사파동 전시공간 한점에서 자신의 작품 사이에 앉아 있다. /이서후 기자

그는 원래 회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지금은 광고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열의는 식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광고 업계는 스트레스가 만만찮은 직종이다.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 할수록 매일 스트레스가 쌓여갔죠.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해져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죠."

그러다가 지금 하는 광고 일에서 소재를 찾자 싶었고, 결국 광고 인쇄물로 무언가를 해보기로 했다. 소재는 정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할지 몰라 온갖 시도를 했다.

"광고물 위에 드로잉도 하고, 색칠을 해보기도 했어요. 어느 날 광고물을 칼로 잘라봤는데, 그 순간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광고 인쇄물을 칼로 자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요."

프린트와 커팅. 광고 인쇄물에 칼자국을 내 공중에 매달고, 자르고 이어 붙이고 조각내고 구기고 하는 이 방식은 그야말로 실험적이다.

▲ 20일 창원 전시공간 한점에서 열린 '작가와 만남' 자리에서 마에다 마키(오른쪽) 씨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마에다 씨에게는 이런 작업이 재미도 있고, 항상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만나기에 설레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중에 세 번은 창원을 찾았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 2월 창원대 후문에 있는 대안공간 로그캠프에서 열린 '핵노잼 2' 전시에도 그의 작품이 있었다.

이번 전시는 전시공간 한점이 올 한 해 이어갈 '삼라(森羅)' 연작 중 첫 번째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 김나리 씨가 기획자다. 마에다 씨 작품을 시작으로 7월에는 안시형 작가, 10월에는 대만 작가의 작품을 초대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은 무료고 매주 금, 토, 일 오후 1시에서 7시 사이에 볼 수 있다. 마감 시간은 무하유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김나리 큐레이터(010-9876-3695)에게 물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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