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경쟁 시작하는 아이들
예절 교육은 부모의 최소 의무

최근 아이들의 특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애정결핍입니다. 서너 살만 되면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는 것이 현실인 듯합니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에게 집은 단지 잠을 위한 공간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의 인생에서 부모가 사라졌습니다. 물론 부모의 처지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수입으로 가정을 꾸러 나가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불가피하게 맞벌이를 해야 하고 그만큼 아이에게 관심을 줄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가족의 해체인 듯합니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이모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부모를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가족이 부모만큼 아이들에게 잘해 주겠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최소한 보육시설보다는 몇십 배 더 좋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보육시설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시작합니다. 보육교사의 관심과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처절한 경쟁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이런 경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안정된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 그동안 곪았던 마음의 상처가 터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경쟁 심리는 이기주의로 발전하여 도덕적 기준마저 허물어 버립니다. 더불어 세상 모든 일의 중심을 나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 키우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대가족 사회에서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조부모의 직간접적인 코칭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 해야 바른 가정교육이 되는지도 모른 채 아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기 바쁩니다. 아이가 반찬 투정을 해도 학교 탓, 아이가 버릇없이 행동해도 학교 탓, 어른에게 반말해도 학교 탓하는 학부모가 수두룩합니다. 사회생활의 기본이 되는 예절과 매너는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입니다. 아이가 욕을 입에 달고 산다면 100% 부모의 책임입니다. 아이가 인사를 잘 안 해도 역시 100% 책임입니다. 아이가 잘못된 행실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감독하고 교육하는 일은 부모의 가장 큰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 부모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무관심합니다. 어린이집에서 교육해 주겠지, 학교에서 배우겠지 라며 부모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마저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유심히 살펴보며 부모의 무관심의 정도가 클수록 그리고 애정결핍이 심할수록 의사소통이 미숙합니다. 일부 부모 중에는 통제는 없고 애정만 있는 허용적이고 익애적으로 자녀를 양육하므로 자녀가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나이에 맞게 해야 할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경우를 간혹 봅니다. 이런 양육으로 자란 자녀는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규칙과 과제도 수행하지 못하며 친구들과 소통능력이 부족하여 다툼이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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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의식구조와 의식수준은 가풍에 의해 전해집니다. 영광스러운 명가에는 반드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부모가 있고 합리적이면서 도덕적인 가풍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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