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안정자금 지원 요구, 단식투쟁 불사 각오 보여

진주시의회가 시내버스 특위 구성을 결의했지만 고공농성 중인 공공운수노조 삼성교통지회 노동자 2명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단식농성 돌입까지 언급하면서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고공농성 해제를 중재하고 나선 진주시민행동 대표단은 지난 20일에 이어 22일 오후 2시 철탑농성장을 방문했다.

강수동·이환문 공동대표는 면담하고 나서 오후 3시 30분쯤 철탑에서 내려와 "40m가 넘는 농성장에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지 않아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곳에서 49일이나 지낸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진주시의회에서 시내버스 특위를 구성한 것은 큰 성과이다. 비록 진주시의 태도 변화는 없지만 의회와 시민행동을 믿고 내려와서 남은 문제는 같이 해결해나가자고 간곡하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 진주시에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3월 5일부터 철탑 농성 중인 노동자 2명(오른쪽)이 22일 진주시민행동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단디뉴스

이에 고공농성자들은 시민행동 대표에게 "항간에 특위를 구성하면 철탑에서 내려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느 누구하고도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 그것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내려가고 싶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있다. 우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약 등 시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면 자발적으로 내려가겠다"라고 전달했다.

아울러 농성자들은 "죄송하지만 이대로는 내려갈 수 없다. 아침부터 식사를 거르고 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면 결국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국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는 진주시에 대한 마지막 저항수단이다"라고 밝혔다고 시민행동 측은 전했다.

강수동 공동대표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만나 철탑농성자들의 요구를 전달할 것이다. 시장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대화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거부하거나 면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시민행동 차원에서 특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 진주시의회 박성도 의장 등 시의원들은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약속한 대로 즉시 고공농성을 해제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지난 11일 진주시민행동 대표 3명이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다면 고공농성 해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확약이 있었고, 이에 대한 확약서를 작성했다"면서 "의회 내부에서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조속한 사태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와 농성자들의 건강 우려, 진주시민행동과 삼성교통 노동자들을 믿고 특위 구성 결의안을 가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일 시민단체 대표와 함께 의회 대표가 현장을 방문했지만 고공농성 해제와 관련해 또 다른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호신뢰 속에 이루어진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 오직 자신의 요구만을 관철하기 위해 시민대의기관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교통 노조원 2명은 진주시에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등을 요구하며 3월 5일부터 진주 나들목 인근 지상공용(전파)기지국 철탑에서 49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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