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학교 직접 찾아와 채용·기술 설명

"자 보이죠, 용접할 때 이만큼만 뚫으세요."

22일 오후 창원 마산공업고등학교 별관 실습실에서 김민재(37) 하이코 파이어 시스템즈(Hyco Fire Systems) 매니저가 학생들과 교사에게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용접을 설명했다. 호주 전역에서 소방 설비와 스프링클러 등을 제작·공급하는 하이코 파이어 시스템즈는 연매출 500억 원 이상을 내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교육부, 경남도교육청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마산공고 학생들을 채용해왔는데, 현재 5명이 일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도교육청 해외 인턴프로그램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했던 한국 학생이 많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을 해 보니 마산공고 학생들이 뛰어나고 성실했다. 올해는 교육부 등을 거치지 않고, 회사에서 인턴, 현장학습 과정 없이 직접 학생들을 뽑기로 해서 학교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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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창원 마산공업고등학교 별관 실습실에서 김민재(37) 하이코 파이어 시스템즈(Hyco Fire Systems) 매니저가 학생, 교사에게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용접을 설명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김 매니저는 이날 한국지점 대표 등과 함께 마산공고를 방문해 하반기에 채용할 학생들에게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 등을 설명했다. 매니저는 23일 부산 해운대공고도 방문한다. 김형수 마산공고 기계과(특수용접 전공) 교사는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게 학생들 능력을 키워서 보내겠다"고 답했다.

입사를 앞둔 3학년 학생 3명은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 이들 학생은 그간 용접 연습을 열심히 한 나머지 작업복에 구멍이 나서 친구 옷을 빌려 입고 나오기도 했다.

박관용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영어공부를 하면서 해외 취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왔다. 취업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송재호·심우성 학생도 "먼저 가서 일하는 선배들이 있으니 든든하다. 잘 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산공고는 2011년부터 국내 조선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용접 전공자들의 취업률이 떨어지자 호주 등 해외로 눈을 돌렸다. 도교육청 주관 해외 인턴십, 교육부 주관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가해왔다. 호주 기업과 지속적 교류로 올해 3월 마산공고를 졸업한 학생 2명이 호주 캔버라 웹파이어 소방배관회사에 취업하기도 했다.

도교육청 창의인재과 관계자는 "해외 인턴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매년 학생 50여 명을 선발해서 보내고 있다. 용접 기술이 뛰어나서 호주에서 학생들을 뽑고 있다. 마산공고처럼 회사가 학교를 찾아가서 직접 학생들을 뽑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실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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