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은 3월 29일 시작했다. 이 청원을 인지하고 참여한 게 일주일 정도 지나서였다. 한 달 동안 20만 명 이상 추천해야 책임자가 답하는 게 '국민청원' 운영 방침이다.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은 10일 동안 5만 명을 채우지 못했다. 20일 정도 기간이 남았고 참사 5주기(16일)를 앞뒀다. 단순 계산으로 20만 명 추천은 가능해 보였다. 문제는 체감속도였다.

4월이 되자 SNS는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넘쳤다. 친구는 친구들 이름을 걸며 다단계처럼 기억을 공유했다. 끼리끼리 모이는 SNS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의지와 밀도는 허술하지 않았다. 16일이 다가오면서 그런 게시물은 자주 노출됐다.

정작 더딘 쪽은 청원 요청 추천이었다. 2주째 추천 수는 8만 명을 넘어섰다.

<경남도민일보>는 4월 16일 자 1면에 청원 내용을 소개하면서 추천 수를 넣었다.

'15일 오후 7시 현재' 추천 수는 12만 8225명, 이튿날 참사 5주기 분위기가 반영되는 흐름을 확인했다. 17일 오전 7시 30분에 확인한 숫자는 21만 3472명이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전·현직 의원 두 명이 지난 15일 SNS로 세월호를 소재 삼아 막말을 쏟아냈다. 돼먹지 않은 의원들 이름은 결코 언급하지 않겠다.

이는 순전히 저신다 아던(Jacinda Kate Laurell Ardern) 뉴질랜드 총리에게 받은 감동 덕이다. 지난 3월 뉴질랜드 총격 사건 이후 의회 연설에 나선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테러 행위로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악명이라면, 여러분은 내가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람, 기억하는 사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과 함께 기억을 지우려는 자들이 공존한다. 그게 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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