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서부 위치 놓고 견해차
시, 터 매입비 따른 고민 거듭
건물 규모별 운영비 차이도 커

양산시가 시립빙상장 건립 위치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시는 경남에서 처음으로 지난겨울 종합운동장과 명동공원 2곳에 임시 야외 스케이트장을 운영해 인근 부산·울산에서도 발길이 이어질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비 2200만 원을 확보해 지난 1월 '시립빙상장 건립 기본계획수립과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 빙상장 건립을 위해 적합한 위치와 시설·예산 규모 등을 검토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최근 중간보고까지 진행하고도 건립 위치와 규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무엇보다 건립 위치를 놓고 지역마다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치에 나서면서 선택이 어려워졌다. 애초 사업 구상 단계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동부지역(웅상)에 건립하는 방안이 언급됐지만 다른 지역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서부지역인 신도시에서 인구가 훨씬 많아 수요가 큰 곳에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웅상센트럴파크에 국제 규격 시립수영장을 건립할 때도 불거진 바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함께 '터 매입비'라는 현실적인 조건도 시가 고민에 빠진 이유다. 마땅한 공유지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사유지를 매입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보고에서 사업 타당성·접근성·상징성·형평성·경제성 등 6개 기준과 26개 평가항목을 마련하고 모두 8곳을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위치 선정을 마칠 계획이지만 대상지 실사를 비공개로 진행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건립 규모 역시 '생활체육형'과 '국제규격형'을 놓고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 중간보고에 따르면 생활체육형 건립비는 135억 원이고 연간 운영비는 10억 원 수준이다. 반면, 국제규격형은 건립비만 400억 원이고, 연간 운영비는 35억 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터 매입비는 포함하지 않아 위치에 따라 전체 사업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건립 이후 운영 문제까지 고려해 시는 아이스링크 1개 면에 컬링 경기가 가능한 부대시설을 추가하는 수준의 생활체육형으로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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