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환경단체 환경정화에도
도농복합지역은 관리 '한계'
올해 보조단체 1→3곳 확대

'마을 도랑살리기 사업'을 펼친 지 9년이 흐른 현재, 사업에 참여한 도랑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지난 2013년 도랑살리기 사업을 펼친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마을 도랑은 방치돼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경남도민일보> 보도 이후 창원시는 곧바로 쓰레기 수거와 청소 작업을 벌였다. 창원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 도랑살리기 사업 사후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2011년부터 마을도랑 살리기 사업을 벌여 올해까지 32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도랑살리기 사업은 1년 차에 1개 하천당 평균 3000만 원(2018년 기준)을 지원해 쓰레기 수거·퇴적토 준설· 물길 조성 등 환경 정화사업과 주민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사업 1년이 지난 후에는 매년 공고를 통해 선정된 보조단체가 도랑 관리를 맡는다. 지난해에는 (사)경남환경연합이 29개 도랑 관리를 맡았다.

시와 경남환경연합 설명에 따르면, 사후 관리 도랑이 대부분 농촌지역에 있어 연 1~2회 정화활동으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다시 쓰레기가 버려진 자여마을 도랑은 도농 복합지역에 있어 거주자 변동이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남환경연합은 "지난해 사후관리 대상 도랑 1곳당 연 300만 원 지원을 받았다. 화단 조성, 생물 보식, 장비·운반비 등 고려하면 연 1~2회 정화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자여마을 도랑은 더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 있지만 갈 때마다 도랑에 쓰레기가 많다"고 했다.

또 "도랑살리기 취지는 주민이 참여해 마을을 스스로 가꾸는 것이다. 자여마을 이장과 부녀회장을 대상으로 주민참여를 통한 관리를 당부하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 18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마을 아파트 단지와 들판 사이 하천이 쓰레기 없이 깨끗하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마을 아파트 단지와 들판 사이 하천은 2월에만 해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자여마을 한 이장도 도랑 관리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여마을에서 10년을 살아온 이장은 "자여발전위원회가 주기적으로 모여 도랑 청소도 하고 개인적으로 내려가 쓰레기를 줍지만 열흘이나 보름이 지나면 또 쓰레기가 쌓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빌라와 연립주택이 들어서고 새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자여마을은 노인층도 많지만 새로 유입된 주민은 주로 맞벌이를 하는 젊은 층이다. 마을 일에 관심도, 참여할 겨를도 없다. 이장협의회가 인근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교육·홍보도 했지만, 일부는 계속해서 쓰레기를 버린다"고 말했다.

시는 매년 도랑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보조단체로 환경관련 단체·법인 1곳만 선정했지만 올해는 최대 3곳을 선정해 사후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3일 마을도랑(샛강) 살리기 사후관리사업 보조단체 모집 공고를 냈지만 신청이 한 건도 없어 15일 재공고를 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3곳을 선정해 더 꼼꼼하게 도랑을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올해부터는 모든 현장을 같이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정된 예산이지만 도랑 특성을 파악해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기본 관리만 해 예산을 줄이고, 관리가 더 필요한 곳에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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