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면민 반대대책위 구성
생가 근처 이전건립 요구
서명 전달·공개토론 제안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 동상 건립을 두고 함안군 군북면민들이 동상 건립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경함안향우회가 추진하는 동상·송덕비 건립은 지난 2017년 군북면 덕대리 군북면사무소 옆 503㎡의 터를 마련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터가 함안군 계획시설인 공공청사 용지로 돼 있어 개인 동상 건립 터로 적절하지 않다는 군민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에 ㈜효성 등 땅 소유주는 함안군에 '군 계획시설 해제·변경'신청을 했고, 군은 이 땅을 공공용지에서 변경할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군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조홍제 동상 반대 대책위'(집행위원장 이순일)는 18일 함안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홍제 씨 동상은 생가 곁으로 옮겨 가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동상 건립 예정지는 군북면사무소와 담 하나를 경계로 둔 곳으로, 군북 관문이고, 행정 중심지에 개인 동상을 세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안군이 군북면사무소 앞 개인 주택 2채를 사들여 이미 주차장과 녹지로 조성했는데도, 오래전부터 공공용지로 설정된 면사무소와 담 하나로 붙어 있는 땅을 개인 용도로 풀어준다면 힘있는 자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조홍제 회장을 기념하고 관광사업의 하나라면 그의 생가 근처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사업 목적에 맞다"고 강조했다. 공적이 있거나 연고가 있는 곳에 기념물을 세우는 것이 보편적 관례라는 것.
대책위는 또 "옛 군북 역사 자리에 군립공원을 조성, 이태준 열사 기념관을 세울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공원 입구에 공원과 관련 없는 재벌의 동상과 기념비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효성과 재서울 함안향우회·함안군청·동상반대 대책위 등 4자 또는 3자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대책위는 '동상·송덕비 반대 서명 자료'를 군청 민원실에 제출했다. 서명에는 군북면민 6400명 가운데 10%인 631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북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기존 공공시설용지에서 공원시설로 변경하는 여론이 긍정적으로 모인 만큼 재경함안향우회를 통해 접수된 공원용지 시설 변경 민원은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