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많아 슬픔 더 깊어
친지·지인 등 조문 잇따라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살인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5명 발인이 19·20일 이틀간 진행된다.

유족에 따르면 희생자 황모(74) 씨, 이모(58) 씨, 최모(18) 양은 19일 오전 8시 30분에 발인한다. 할머니·손녀가 함께 희생된 김모(64) 씨, 금모(11) 양 유족은 오는 20일 오전 7시 발인한다.

이번 사건 사상자는 대부분 가족관계여서 유족들 슬픔은 더 깊었다. 숨진 황 씨는 흉기에 찔려 다친 김모(73) 씨의 남편, 숨진 이 씨는 경상을 입은 조모(여·32) 씨의 엄마다. 또 20일 발인하는 금 양의 엄마 차모(42) 씨도 흉기에 찔려 다쳤다.

▲ 지난 17일 발생한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현장에 한 다발의 국화꽃이 놓여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18일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 합동분향소에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는 친지·지인 등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께에는 금 양이 다니던 가좌초등학교 6학생 학생들과 교사들이 조문했다. 학생들은 친구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훌쩍였다. 교사들도 눈시울을 붉히고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피의자 윗집에 살다가 희생된 최 양 형부는 "처제는 자기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사회복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제 꿈을 펼치려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양은 1급 시각장애와 뇌병변 장애가 있었다.

유족들은 피의자가 오랫동안 위협적인 행동을 했음에도 경찰서·파출소·동사무소·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쏟아냈다. 특히 이날 분향소를 방문한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유족들은 민 청장과 면담 자리에서 "피의자에 대한 신고가 10건 이상 있었다.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느냐"고 말했다.

전날 빈소를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저도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통탄할 일인데 가족 분들은 어떻겠느냐. 사건 원인·경위 등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유족이나 피해자 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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