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시집·논문 등 잇따라

영화 <생일>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는 "세월호 참사가 있은 후 시인은 시를 썼고 소설가는 소설을 썼다. 가수는 추모하는 노래를 불렀다. 나는 영화를 하는 사람이니까 영화를 찍었다"고 했다.

지난해 개봉한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는 정우성이 내레이션을 맡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감독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30분경과 8시 50분경으로 엇갈리는 사고 발생 시간에 의문을 품고 치밀한 조사를 한다. 과학적인 분석과 자료로 사라진 20분을 찾으며 애쓴다. 관객은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묻고 또 물을 수밖에 없다.

책 <눈먼 자들의 국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계간 <문학동네>가 여름호·가을호에 실린 글을 엮은 것이다. 김애란, 김연수, 황정은 등 내로라하는 문인 12명이 참여했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고 말하는 책은 판매 수익금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에 기부되고 있다.

또 강은교, 도종환, 신현림 등 시인 69명이 참여한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는 아이들을 잃은 슬픔과 현실에 분노가 가득 차 있다.

이 외에도 세월호 참사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려는 학자들의 논문을 모은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인간이란, 국가란, 사회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모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유가족 13명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기록단은 2014년 4월 16일부터 그해 12월까지 유가족과 함께 지내며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거나 않았던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이들은 최근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라는 이름으로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은 글임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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