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서민 상식적 정서도 중요한 기준
김해시 현안사업, 주민 시각과 균형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다 낙마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연예인들의 사례는 '새털'만큼이나 많다. 국민 눈높이는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상식선을 넘지 않는 서민들의 정서를 말한다. 즉 균형과 조화를 깨트리지 않는 것이다. 공평하게도 세상의 원리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이 국민 눈높이란 저울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령 법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국민정서에 맞지 않으면 극히 운 좋은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추락하는 게 세상 이치다. 국민 눈높이는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더 엄격해진다. '도덕 준수와 권선징악'이란 사람들의 내면을 본질로 삼기 때문이다. 누구든 이를 어기려 들고자 하면 서릿발 같은 후환을 피할 길이 없다.

요즘 불거진 정부의 전 고위공무원과 일부 연예인 등은 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을 일삼다 사법 칼끝에 섰다. 청문회에 나섰던 몇몇 장관후보자들과 청와대 전 대변인도 이 국민 정서란 '그물망'에 걸려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청와대 전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의 말대로 노후 대책 차원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상가를 산 것은 법 체제에서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국민의 저울은 과도한 금융권 대출금과 상가 매입지가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을 조준했다. 앞 사례(전 고위공무원과 일부 연예인)는 지나친 쾌락을 추구하다 그물망에 걸렸고, 뒤 사례(청와대 전 대변인과 청문회 장관후보자들)는 모두 과욕으로 사달이 났다. 그들의 기준으로는 단순한 쾌락 추구였고 투자였는지 모르지만 국민 눈높이는 엄연한 성 관련 범죄이고, 투기로 본 것이다. 결국 '나와 남' 간의 간극을 '우리'란 눈높이로 승화하지 못한 결과다. 균형과 조화의 잣대는 세상 어느 곳에서든 안 통하는 곳이 없다. 하늘의 그물망도 이 원리를 피해가지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세상의 기본기'를 지키지 못해 패가망신의 길을 자초한 부류는 수두룩하다. 인간사에 국민 눈높이가 있다면 행정에는 행정 눈높이가 있다.

김해시 장유소각장증설사업과 가야사정비사업이 시의 눈높이와 이해 주민들 간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삐걱대고 있다. 시는 시대로, 이해 주민은 주민대로 서로 주장만 내세울 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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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과 균형을 잡는 게 저울이라면 이들 현안도 한쪽으로 치우치면 높은 쪽 무게를 낮추거나 아니면 낮은 쪽 무게를 올리면 된다. '명의'는 약재를 빼고 보태는 '가감'을 잘 다스리듯 허성곤 시장은 이들 현안 사업의 '균형추'를 어디에 맞출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시민 눈높이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시민 눈높이와 행정 눈높이가 균형을 맞췄다면 실천에 나서야 한다. 최대의 전략은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단 실행조건은 두통약이 필요한데 위장약을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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