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33.8%·30대 40.9% 5000만 원 이상 부채 짊어져
청년단체 "예상원 의원 청년 일상 쉽게 말해선 안 돼"

경남 청년 10명 중 4명가량은 5000만 원 이상 빚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등록금으로 시작된 '빚의 고리'는 갈수록 불어나는 생활비와 주거비 등으로 끊기가 쉽지 않은 만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남도 청년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최종보고서>(2017년 12월)를 보면 경남은 2016년 4월 현재 총인구 337만 3871명 가운데 만 19~34세 이하 청년 인구는 65만 1811명으로, 19.3%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통계청 경남사회조사(2015년) '경남 연령별 부채 정도'를 분석한 결과, 도내 20대 33.8%, 30대 40.9%가 5000만 원 이상 부채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30대는 5000만 원 이상 부채를 가진 비율이 40대 이상 35.2%보다 5.7%p 많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부터 빚으로 말미암은 부담감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경제활동 참여율, 고용률, 취업자 비율 모두 전국 12번째로, 청년 고용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으며, 청년층 취업을 위한 정책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전국 경제활동참가율은 2001년 68.7%에서 2016년 71.2%로 2.5%p 증가했으나, 경남은 2001년 67.5%에서 2016년 68.2%로 0.7%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률 추이도 경남은 2001년 64.5%에서 2016년 63.9%로 0.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안의 일상화'를 문화생활로 없애 보려고 하지만, 경제부담 탓에 만족도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청년들은 주말과 휴일 여가활동으로 TV시청이 만 30~39세 29.5%, 20~29세 26.2%로 가장 많았다.

또 예상원(55·자유한국당·밀양2) 도의원이 지난 11일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청년정책 추경을 심의하던 중 '청년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PC방에 하루종일 있다'고 발언한 것과는 달리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 검색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도내 청년 비율은 14.3%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문화생활 만족도와 관련해 "20대보다 30대의 불만족 비율이 높았으며,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응답해 문화향유를 위한 지원에 관심을 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 결과에 대해 김지현 경남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는 수많은 청년의 일상을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다"며 "예상원 의원처럼 청년을 탓하기 전에 사회를 돌아보셨으면 한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가진 권력이 삶을 결정짓고 청년들은 공정한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청년을 품어줄 수 있는 감수성과 세대격차를 해소하고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경남 청년 2200여 명 대상 설문조사, 경남 소재 사업체 300개 대상 설문조사, 경남도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의견조사 등을 바탕으로 했으며, 각종 통계에서 청년 연령 규정을 포괄적으로 19~39세까지 제시하며, 통계청 등의 부가적 조건을 따랐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