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예매 불참 특히 심해
직·간접 사회적 손실 심각
예매 제한 등 제재 움직임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족 때문에 공연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마련한 무료 공연은 특히 더 심하다. 이에 공연계는 노쇼 관객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는 추세다.

지난 12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소리극 <권번 꽃다이>가 열렸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으로 홈페이지 사전 예매 시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사정상 관람이 힘들면 꼭 예약취소를 바란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공연 당일 150석(예약석 1100여 석 중)의 노쇼가 발생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예술가는 물론 극장 스태프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주는 행위다"며 "정작 공연을 보고 싶은 관객은 못 보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관 측은 예약취소를 하지 않은 관객에게 다음 무료공연 관람에 제한을 두지만 강제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창원시립예술단은 기획공연을 제외하고 정기공연은 무료로 진행한다. 인터넷 예매와 함께 일부 좌석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노쇼 때 관객 페널티는 없다.

창원시립예술단 관계자는 "평균 30% 정도 노쇼가 발생한다"며 "티켓 예약 후 관람이 힘들면 전화 취소신청을 부탁한다고 안내하지만 전화를 주시는 분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 따르면 소비자가 노쇼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취소할 시간이 없어서"(41.3%)다. 그 다음은 "예약한 사실을 잊어버려서"(35%), "취소 사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서"(15%) 등을 꼽았다.

관객에게 노쇼는 별거 아닌 문제로 치부될 수 있지만 노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크다. 2015년 현대경제연구원이 공연장 등 5대 서비스직종 100개 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노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액만 8조 원에 달한다. 직접 피해액만 따져도 4조 5000억 원이다. 특히 음식점의 노쇼 비율은 20%로 다섯 건의 예약 중 한 건은 노쇼로 이어졌다.

노쇼 문제가 불거지자 공연계에서는 관객에게 페널티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울 두산아트센터는 작년부터 사전 취소 없이 관람하지 않은 관객은 두산아트랩(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남은 공연을 관람할 수 없게 했다. 노쇼 페널티 시행 후 두산아트랩 노쇼 비율은 절반가량 줄었다. 한국영상자료원 무료영화상영관도 올해 초부터 페널티 카드를 꺼냈다. 자료원 측은 한 달 동안 다섯 번 이상 표를 예매만 해놓고 오지 않는 관객에겐 이후 온라인 예매를 제한한다. 일부 공연단체는 공연은 무료로 진행해도 예약금을 받기도 한다.

강인숙 경상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노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키우고 예약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강 교수는 "노쇼 관객 대부분은 열성 관객이기보다는 비열성 관객일 경우가 높다"며 "비열성 관객이 열성 관객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문화향유의 중요성, 다양한 정보 제공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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