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시 역사 체계화한 자료 없어
더 늦기 전에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두 달 전쯤이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육호광장을 지났다. 마산합포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표지석 하나를 보았다. 지난 2014년 12월 세워진 '마산야구 100주년 기념비'였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1914년, 이곳과 가까운 마산 상남동 87번지에서 1908년 개교한 마산 창신학교에 야구부가 생겼다' '이곳은 1921년 마산 사람들이 기부금을 모아서 닦은 3000여 평 넓이의 마산구락부 운동장이 있던 옛터이기도 하다 …… 이 운동장은 마산야구와 마산체육문화발전의 기틀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

최근 이재문 경남야구협회장을 만났다. 그는 '마산야구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마산야구 100주년 되던 2014년 당시, 위원회를 만들어 여러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표지석 건립은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십시일반 성금으로 겨우 세울 수 있었습니다. 마산야구 역사 편찬 작업도 진행했는데요, 여건이 여의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그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마산(현 창원시)'은 오래전부터 '야구 도시'로 불렸다. 1970년대 마산상고(현 용마고)를 중심으로 고교야구 명성을 날렸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에는 롯데자이언츠 제2 연고지로서 야구 열정을 쏟아냈다. 지금은 NC다이노스라는 진짜 우리 연고 구단,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야구장 '창원NC파크'를 품고 있다.

이 지역 야구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숱한 과정들을 거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 말대로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없는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마산과 비슷한 야구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군산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인천은 지난 2005년 <인천야구 한 세기>(인천야구 백년사 편찬위원회 저)를, 군산은 지난 2015년 <군산야구 100년사>(조종안 저)를 내놓았다. 특히 <군산야구 100년사>는 옛 신문 자료 및 기록물 300여 개, 흑백사진 100여 장 등을 시대별로 담아 지역 야구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군산야구 100년사> 저자 조종안 씨는 지난 2015년 '매거진 군산'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군산 야구 역사를 수정 보완해서 책으로 엮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구 28만을 힘겹게 턱걸이하고 있는 지방의 작은 항구도시에서 야구 한 종목만으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 지역도 더 늦기 전 지역 야구사를 정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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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태동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 시절, 1960년대 이후 아마 야구, 1980년대 프로야구, 2010년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 프로야구단 유치 과정, 지금의 NC다이노스까지…. 경남도민일보가 <창원야구 100년사>라는 이름으로 그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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