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정촌면 일대에 조성 중인 뿌리 산단 공사 중 대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7700여 개인데 이 정도면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사실 자체만으로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공단 조성 중인 터에서 발견된 바람에 보존과 개발을 두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이 같은 논쟁을 수없이 반복하였으나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기도 하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뿌리산단 조성은 진주시가 40%, 민간사업자인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60%를 공동 출자해 2016년 9월 공사를 시작했으며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준공이 코앞인데 분양률은 저조한 상태이다. 이런 차에 대규모 공룡 화석들이 발견되었으니 개발주체들로서는 난감하게 되었다. 진주시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하는데 보존 여부에 대해 문화재위원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의원의 접근까지 통제할 정도로 민감하게 대응해서는 지혜로운 해법을 찾기 어렵다.

이번에 대규모로 발견된 공룡 화석지는 총 8개의 층을 이루고 있는데 그중 한 개에 불과하다. 무엇이 얼마만큼 묻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우며 그만큼 중요한 유적지가 될 가능성도 크다. 지역 대표 콘텐츠 개발 등 유적을 보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또한 그만큼 높을 것이다.

준공 시일은 촉박하고 분양률 저조로 고민이 많겠지만 진주시는 시민 여론에 귀 기울여 보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그래야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길이 남을 수 있다. 본을 떠서 다른 곳에 유적지를 복원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된다. 나머지 층의 파괴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현장 보존보다 좋은 대안은 없어 보인다. 진주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 개발로 인한 이익에 급급할 일이 아니다. 보존 결정을 위한 시간도 촉박하다. 세계적인 공룡 유적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하늘이 진주시에 준 축복일 수도 있다.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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