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불균형 탓 낮은 행복도
삶의 질 향상, 숙련기술인 필요

선진국의 상징인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개막되었다. 2006년 2만 달러 달성 이후에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12년 만에 달성한 일이다. 더욱이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 나라, 이른바 30-50클럽의 7번째 나라라는 사실은 축하할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 달러 지표로 국민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성장의 정체와 소득분배의 불균형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행복체감도가 그렇게 높게 다가오지 않는다.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미세먼지로 촉발된 환경문제 등 최근에 발생한 난제들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더 낙관할 수 없는 방향으로 예측하게 한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22년째 소득 3만 달러의 발목에 붙잡혔던 아픈 경험을 남의 나라일로만 여길 수 없는 조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경남지역의 경제 또한 대내외적인 경제의 불황과 조선업 위기로 인하여 사상 최대의 침체에 빠져 있다. 청년실업 등 구조적인 일자리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동안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트렌드인 '소확행'에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길을 찾기 시작했다.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게르 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사용되면서 시작된 '소확행'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행복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10년 들어서면서 일 속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힐링(healing)', '워라밸(work and balance)'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는 이러한 현상은 사람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각성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서 살아남아 '확실한 행복'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알파고'를 이끌어 갈 능력과 융합기술을 이겨낼 장인들의 숙련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결국 기능인을 우대하고 기술현장 활성화를 통한 숙련기술 인프라 구축은 경제불황 극복과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안고 지난 4월 초 숙련기술인들의 축제인 경상남도 기능경기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도자기·한복 등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산업과 모바일로보틱스·IT네트워크시스템 등 미래산업을 적절하게 융합한 47개 직종에서 우리 경남이 자랑하는 500여 명의 젊은 기능인들이 열정과 도전을 고스란히 쏟아내었다. 이뿐만 아니라 초고속 광케이블 시스템, 가상용접 시뮬레이터, 드론인명구조대회,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직종을 부대행사로 개최하여 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었다.

우리 경남선수단은 작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4위의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등 전국대회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기능경기대회에서의 영마이스터들의 활약은 어려운 경남 경제의 상황에서도 미래를 활기차게 준비하는 '소확행'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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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넘어서 행복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젊은 기능 인재들을 육성하고 숙련기술을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궁극적으로는 일을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사람과 기술을 조화롭게 융합시키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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