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수 작 '밀양 영남루' 기탁
"친구 아끼던 작품 겨우 설득"
2001년부터 미술품 116점 전달

지난 2001년부터 지속해서 고미술품을 밀양시에 기증해 온 신옥진(70) 부산공간화랑 대표가 지난 11일 밀양시에 또 무상으로 미술 작품을 기증했다.

신 대표가 이번에 기증한 작품은 1949년 조희수(92·서양화가) 선생이 그린 유화 작품 '밀양 영남루-1949" 1점이다. 밀양시는 이 작품을 밀양시립박물관에 소장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신 대표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고미술품 114점을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했으며, 2018년 4월엔 밀양 출신 조선 중기 고승이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의승병을 일으켜 많은 공훈을 세워 추앙을 받는 사명대사 진영(19세기 초 추정)도 기증했다. 이번에 조희수 화백의 작품을 기증함으로써 신 대표가 현재까지 밀양시에 기증한 작품은 총 116점으로 늘어났다.

'밀양 영남루-1949'는 가로 41㎝·세로 31㎝ 캔버스에 유화로 제작된 것으로, 조희수 화백이 그린 최초의 유화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경주 지역 예술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조 화백은 1927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해 평생 경주에서 활동하는 근대 서양화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 신옥진(맨 오른쪽) 부산공간화랑 대표와 조희수(가운데) 화백. /밀양시

이 작품은 작가가 1949년 근간에 3년 정도 밀양에 머물며 그렸다. 작품 왼쪽 하단에 작품 연도와 작가 이니셜(1949.11 - H.S -)이 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여름, 부산 서면에서 친구가 운영하는 화랑에 우연히 들렀다가 사무실 한쪽에 걸려 있는 이 작품을 발견하고는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친구가 오래전부터 소중히 간직해 온 작품이라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 혹여 작품이 다칠까 염려돼 잠시 화랑에 보관 중'이라는 친구를 어렵게 설득한 끝에 작품을 구할 수 있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신 대표는 또 "지난해 8월 경주시 예술계 관계자들과 함께 작가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조희수 선생이 '당시 유화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유화로 그린 내 첫 작품이 지금까지 세상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밀양 영남루-1949'는 그 당시 영남루 모습과 함께 밀양 남천교(1934~1995년), 지금은 사라져 버린 영남루 아래 주막집과 민가 등이 잘 묘사돼 있어 회화적인 가치와 더불어 향토 사료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밀양시립박물관은 아리랑대축제 기간에 맞춰 오는 5월 15일부터 개최되는 '밀양' 특별기획전에 이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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