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상주전 1-1…올 시즌 전 경기 실점

경남FC가 무실점 경기와 전반전 득점 경기 중 어떤 것을 먼저 달성할까?

경남은 올 시즌이 시작되고 K리그와 ACL 합쳐 10경기를 치렀고 리그 7경기에서 10득점 13실점 했다. 무실점 경기가 없었다.

ACL 3경기에서는 5득점 6실점 했다. 역시 무실점 경기가 없었다. 그리고 15득점이 모두 후반에 이뤄졌다.

이처럼 후반전에 득점이 몰리자 '경남 경기는 후반전만 챙겨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또한 실점 없이 치른 경기가 없어, K리그에서 9위 포항스틸러스의 8실점, 꼴찌 인천유나이티드의 12실점보다 많은 최다 실점 팀이라는 불명예도 떠안고 있었다.

13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7라운드 상주상무와 경기에서 경남은 이 두 명예롭지 못한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다 차려놓은 밥상을 스스로 걷어찬 모양새가 됐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려고 김종부 감독은 큰 변화를 준 선발 명단을 짰다.

중앙수비수에 최근 선발출전을 도맡다시피 해온 송주훈-곽태휘를 제외하고 우주성과 김종필을 내세웠다.

우주성은 중앙수비로도 출전하긴 했지만 오른쪽 수비수로 나섰을 때가 더 위협적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경남에서 2경기를 미드필더로 뛰었던 김종필은 원래 키는 크지 않지만 중앙수비수였다.

지난해 경남 수비라인을 보호하면서 공수를 조율했던 최영준의 빈자리를 메울 자원을 찾지 못해 공격형 미드필더인 조던 머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써왔던 김 감독이 이날 경기에는 하성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런 조합은 올 시즌 경남이 보여왔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이다.

▲ 지난 1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FC와 상주상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뒤 경남 김승준(가운데)이 고개를 숙이고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이번 시즌 지금까지 경남 수비와는 달리 활발한 움직임으로 안정된 수비라인을 가져갔다. 하성민이 4백 앞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공수에 관여하자 수비라인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에서 자유로워진 머치가 쿠니모토와 함께 공격적 움직임으로 찬스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냈다.

전반 13분, 김승준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한 공이 김효기 몸을 맞고 굴절돼 상주 골망을 흔들었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끝에 김효기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전반 37분 쿠니모토 프리킥을 머치가 골로 연결했고 심판은 비디오 판독실과 교신 후 골을 선언했다. 그리고 곧이어 심판이 직접 비디오 장면을 확인하고는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번복했다.

프리킥한 공이 골문을 향해 절묘하게 날아들었고 김효기와 김승준이 공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둘 다 맞히지 못하고 뒤에 있던 머치가 골을 넣었다.

심판은 김효기와 김승준의 움직임이 골에 관여했다고 판정을 번복한 것이다. 이렇게 2번의 '전반전 득점' 경기는 날아갔다.

아쉬운 장면 하나. 13분 김승준의 슈팅이 있기 직전, 김승준의 첫 번째 슈팅에서 수비수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박스 안에서 머치가 따낸 후 슈팅 찬스를 만들고자 움직이던 도중 상주 이규성이 머치를 놓치자 뒷발을 머치의 다리 앞쪽으로 쭉 밀어넣었다. 머치가 이 발에 걸려 넘어졌지만 심판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만약 이것이 파울로 선언됐다면 김승준의 슈팅이 있기 전에 페널티킥이 선언됐어야 할 순간이었다.

이날 3번의 VAR, 5장의 경고, 1명의 퇴장 등 정확한 판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 김희곤 주심이었지만 이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어쨌거나 전반전 득점 경기는 다음 경기로 미뤄져야 했다.

이날 경남은 무실점 경기에도 도전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불운에 불운이 겹쳐 어떻게 손 써보지도 못한 셈이었다.

후반 시작하면서 경남은 김효기를 빼고 네게바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19분 경남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험한 장면을 모면한 후 공 쪽으로 달려가던 머치의 발을 쓰러져 있던 박용지가 두 무릎으로 잡고 놓아주지 않자 이를 벗어나려던 머치의 뒷발길질에 박용지의 턱이 가격당했다.

전반 한차례 심판에게 어필하다가 경고가 한 장 있었던 머치는 이 동작으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페널티킥. 신창무가 이범수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은 후 반대쪽으로 차 넣으면서 경남의 '무실점 경기'도 날아가 버렸다.

후반 27분 수적 열세 속에서도 김승준이 상대 골키퍼 권태안의 실수를 추궁해 만회골을 만들어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1-1 동점으로,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머치가 퇴장당한 행위는 비신사적인 행위여서 다이렉트 퇴장에 따른 2경기 출장 정지뿐만 아니라 상벌위를 통한 추가 제재 결정도 나올 수 있어 룩 카스타이흐노스와 배기종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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