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85% 수도권·광역시에
지역에선 스마트폰 바꿔도 4G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국내 1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1984년 이후 35년 만이다. 처음에는 음성통화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TV·냉장고 등이 인터넷·스마트폰으로 연결되고, 5G 통신망을 이용한 가상현실(VR)·원격의료·자율주행 등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5G 특징인 빠른 속도와 고품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5G 단말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질문. 5G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는 속도를 체감할 수 있을까. 대답은 '현재는 아니다'이다.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 5G 망이 안 깔렸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5G 서비스는 멀었다. 비싼 5G 단말기를 사더라도 5G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3일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8만 5261개 기지국 장치 중 85.6%(7만 2983개)가 서울·수도권(5만 4899개)과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1만 8084개)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지국당 평균 3개의 송수신 장치가 필요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설치한 장치 수는 평균 1.9개로 나타났다. 5G 요금을 내고 단말기를 사용하더라도 4G 서비스를 받는 지역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무늬만 5G'라는 이야기다.

이동통신사 종사자들도 5G 서비스 도입 초기 문제점을 인정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 인근 한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은 고객에게 시연하고자 5G 스마트폰을 구매했지만 통신망이 깔리지 않아 Wi-Fi를 이용해 VR 콘텐츠 1개를 내려받는 데 15분 걸렸다고 했다.

8만 원대 이상 무제한 요금제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하루 53GB를 초과해 이틀 연속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최대 1Mbps로 데이터 속도를 제한한다'는 이용 약관을 뒀기 때문이다. LGU+도 관련 조항을 명시했다.

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볼 경우 1시간에 20~25GB 데이터가 소모된다. 2시간만 시청하면 50GB가 소진된다. '무늬만 무제한'이라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KT와 LGU+는 최근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5만 5000원 최저요금제도 속도 제약 등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

5G 서비스에 쓰이는 주파수 대역은 3.5㎓ 또는 28㎓이다. 4G 주파수 대역(850㎒, 1.8㎓ 등)보다 파장은 짧고 대역폭은 넓다. 1㎢당 100만 개 정도 사물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이용해 가상현실·증강현실·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자동차·스마트팩토리 등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 서비스를 끊기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완성하는 기반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 최저요금제 경우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어 '무늬만 5G, 무늬만 무제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창원시 한 KT플라자 직원은 "최저요금제 경우 8G에 한해서는 800메가바이트 영화를 LTE보다 20배 빨리 내려받을 수 있다"면서도 "8G를 다 써버리면 1Mbps 속도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동영상 재생이 안 되는 속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5G = '5th generation mobile communications' 약자. 다섯 번째로 진화한 이동통신 기술을 말한다. 1984년 1세대 이동통신이 국내 첫선을 보였을 때에는 음성통화만 가능했다. 1996년 2세대 때 디지털 기술과 합쳐져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2003년 3세대 때는 사진·동영상 전송, 영상통화가 가능해졌다. 2011년 4세대 LTE에서는 고화질 동영상을 보거나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됐다. 2019년 등장한 5세대 이동통신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특징으로 한다. 이론상 4G LTE보다 속도는 20배 빠르고, 지연 시간은 10배 줄고, 용량은 100배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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