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빠져든 철학·음악·상상의 힘
경쟁과 입시 중심 초·중등 교육 바꿔야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 브라운 운동, 광전효과, 우주에 관한 연구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큰 업적을 남겼다. 그는 상대성이론을 통해 기존의 절대 공간과 시간 개념을 부인하고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상대성이론은 그 발표 이후의 철학, 예술에서부터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생활 곳곳에 큰 영향력을 주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을 천재적인 과학자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 아인슈타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풀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은 1879년 독일 남부도시 울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 운동을 싫어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였다. 아인슈타인은 5세부터 받은 반복적인 바이올린 교습을 너무 싫어했지만 열세 살 때 모차르트 소나타에 푹 빠지면서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또 초등학교 시절 수학과 라틴어에 재능을 보였고 과학과 역사, 미술에서도 성적이 꽤 좋았다. 하지만 그 밖의 과목은 관심이 없었다. 그는 따분한 것을 매우 싫어했고, 관심이 있는 것은 몰입하여 집중하였다.

아인슈타인이 위대한 과학자가 된 결정적 계기는 의대생 탈무드(Max Talmud)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어린 아인슈타인에게 당시 가장 최근의 과학적 성과를 재미있게 들려주었고, 과학책인 <코스모스>와 <힘과 물질>, 또한 <유클리드 기하학>을 소개하였다. 심지어 열세 살인 아인슈타인에게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게 하여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였다.

또 베른슈타인의 <교양 자연과학> 책에는 '전깃줄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전기신호와 함께 달리는 상상을 해보라'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16세 때 '빛을 타고 빛과 나란히 달리면 빛이 어떻게 보일까?'라는 위대한 상상을 할 수 있었다. 그 9년 후인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이 발표된다.

결국,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배운 음악과 멘토인 탈무드에 의한 과학과 철학적 사고의 유연성, 강한 호기심과 상상을 해결하고자 하는 '인내, 그리고 또 인내'가 융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적인 과학자가 많이 양성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 교육에서 철학과 상상력을 배우게 해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지식 내용이 변하지 않는 교과서와 참고서에 의한 닫힌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과 사회를 성찰할 수 있는 철학 교육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는 인간과 물질, 그리고 사회의 본성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열정과 끈기를 기르게 할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험이 축적될수록 상상력이 차곡차곡 쌓여 다시 경험이 재구성되어 새로운 상상의 힘이 된다고 한다. 상상력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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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교육과정은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 교육을 위해 2017년 초등 1·2학년부터 적용되고 있다. 창의적 융합은 과학, 기술, 사회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까지 연결시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하지만 경쟁과 지식 중심인 내신성적과 수능시험을 그대로 두고 핵심역량을 기른다는 것은 모순이다. 경쟁과 입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제는 창의력, 상상력, 비판적 사고력, 협업능력 등의 미래역량 교육에 대한 체험 및 연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융합교육체험 기관도 설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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