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최다 실점 불명예, ACL서도 수비 허점 발목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로축구 경남FC의 '제1과제'는 '말컹 대체자 찾기'였다. 지난 시즌 경남에서 26골을 몰아쳤던 '특급 스트라이커' 말컹이 중국리그로 떠나면서 무뎌진 '창'을 다시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 경남의 숙제였다.

이적시장에서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인터밀란에서 뛴 경험이 있는 공격수 룩 카스타이흐노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영입한 것도 공격 쪽에서의 무게감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의 뚜껑을 열고 보니 문제는 '창'이 아니라 '방패'에 있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했던 경남은 이번 시즌 현재 2승 1무 3패(승점 7)를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6위이지만, 9위 강원FC와 승점 차는 없다. 리그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남은 13골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내줘 리그에서 가장 실점이 많은 팀이 됐다.

걱정했던 공격력에는 문제가 없다. '특급 조커'로 자리 잡은 배기종의 활약 속에 경남은 전북현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골을 넣었다. 하지만 잘 넣는 것 이상으로 많이 내주니, 골과 비교하면 승수는 적을 수밖에 없다.

창단 후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수비 문제는 여전했다. 3경기에서 6골을 허용한 경남은 2무 1패로 E조 3위에 처져 있다.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진 가시마 앤틀러스와 3차전에서도 경남은 2-0으로 앞서다 후반 내리 3골을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다. 더욱이 후반 추가시간 내준 2골은 가시마 이누카이 도모야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에 있던 상황에서 허용한 골이어서 아쉬움은 더 컸다.

리그와 ACL의 기록을 합하면 경남은 9경기에서 19골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 이후 수비의 중심이었던 박지수를 중국으로 보낸 경남은 곽태휘, 송주훈, 이광선 등을 영입해 수비진을 보강했다. 하지만 이들은 시즌 초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잦은 실수로 연달아 골을 내주고 있다.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시즌의 경남은 38경기에서 44골만을 허용했다.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실점이었다.

두 시즌 연속 이변을 연출하며 '도민구단의 반란'을 보여준 경남이 이번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방패'의 구멍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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