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되면 엄마 고향 베트남서 활약
박항서 감독처럼 체육교류 앞장 꿈
 

임수지(11) 학생은 유난히 눈이 빛났다. 태권도복을 입고 태권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다부졌다. 태권도가 좋아서, 거의 매일 도복을 입고 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지난해 수지 담임이었던 서주영(28) 교사는 운동 실력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서 교사는 1년간 수지를 지켜보면서 '태권 소녀'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지 일기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즐거움에 대한 글을 줄곧 봐왔던 터다.

▲ 김해 화정초교 4학년 임수지 학생은 1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해 이듬해부터 대회를 휩쓸었다. 지난해는 김해시협회장배 태권도 대회에서 3학년 여자학생부 L웰터급 1위, ACS태권도 연구회 한·중 국제태권도한마당 대회에서 겨루기 여자 초등 3학년부 웰터급 2위 등을 차지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발차기 잘하고 싶은 호기심에 시작한 태권도

수지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김해 화정초등학교 1학년 때 이웃 오빠가 태권도장에 다니는 것을 보고, 배워보고 싶어 시작했다.

수지는 "동네 아는 오빠가 태권도장에 다녔는데, 발차기를 잘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나도 저렇게 발차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어머니 손을 잡고 태권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여러 곳에 다녀보다, 지금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4년째 수련하고 있다.

재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2016년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는데, 이듬해부터 대회에 나가 수상을 했다. 2017년 11월 ACS태권도연구회 회장배 대회에서 2학년 여자학생부 웰터급 1위를 차지했다.

2018년 7월에는 김해시협회장배 태권도 대회에서 3학년 여자학생부 L웰터급 1위, 같은 해 ACS태권도 연구회 한·중 국제태권도한마당 대회에서 겨루기 여자 초등 3학년부 웰터급 2위, 김해시장배 태권도 한마당대회 3학년 여자학생부 L웰터급 3위 등을 기록했다.

◇다재다능한 '태권소녀'

서 교사는 "수지는 여러 다양한 운동 종목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줬다"고 했다. 수지는 줄넘기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6월 김해시협회장배 줄넘기대회에서 스피드 이중 뛰기 분야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수지는 "남자애들이랑 어울려서 1학년 때부터 아침에 축구시합을 하는 걸 좋아한다"며 웃었다. 학교에 오면 아침에 수업하기 전, 점심시간에 남학생들과 축구를 한다. 축구시합에 뛰는 선수들 중에서 홍일점이다.

서 교사는 수지가 축구뿐만 아니라 피구, 발야구 등 다른 체육 종목에서도 재능을 보였다고 했다.

운동에 관해서는 탁월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것이다.

▲ 태권도 관장은 수지 학생이 겨루기에 강하고 발차기 실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몰입하는 재미, 연습에 또 연습

하지만, 재능만으로 운동 실력을 키울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아니다.

수지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을 운동 실력의 비결로 꼽았다. 수지는 매일 태권도장에서 1시간씩 발차기 등 태권도 연습을 한다. 일요일 빼고, 주 6일 연습을 계속한다고 했다.

수지는 "도장에 가는 일이 늘 재밌다. 겨루기 시합을 하려고 발차기 동작을 배울 때 몰입하게 된다.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 앞에서 매일 줄넘기 100개를 뛰고서야 학교로 향한다. 곧 학교에서 줄넘기 대회가 있어서 3월부터 꾸준히 2단 뛰기, ×자 뛰기 등을 연습하고 있다. 학교 '줄넘기 달인'에 도전하고 싶어서다.

수지가 다니는 태권도장 최성욱(44) 관장은 "수지는 다른 학생보다 운동을 늦게 시작한 편인데도 실력이 두드러졌다. 같은 또래 남학생과 겨룰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편이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상대방과 대결을 하는 겨루기에 재능이 있다. 강한 상대방을 만나도 대범하게 경기를 치른다. 잘 위축되지 않고 투지 있게 대결하는 자세가 좋다"고 평가했다.

특히 발차기를 칭찬했다. 겨루기 시합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발차기가 수지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도장에서 공인 도복으로 갈아입은 수지 양은 발차기 실력을 뽐냈다. 쭉쭉 뻗는 자세가 힘찼다.

◇베트남서 활동하는 사범이 꿈

수지의 꿈은 태권도 사범이다. 베트남에서 활약하는 박항서 축구감독처럼, 태권도로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수지는 "박항서 감독님처럼 어머니 고향인 베트남에서도 태권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올해도 여러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도움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84-9093-07(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3월 21일 자 드림스타 20편 남승민 마산창신고등학교 학생에게 후원금 500만 원(BNK경남은행 500만 원 특별후원)이 들어왔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