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린 비로

아스팔트는 타이어 소리

찌를 듯 날카로웠다

하여 봄은

비수에 베인 상처처럼 선명하구나

싶었는데

지난밤 늦은 골목 목련이

소리 없이 터지는 거라

하여 봄은

사방에서 막무가내로

들이닥치는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느 날 길을 걷다 문득

고개를 들면 보이는

푸른 그때가 바로 봄이겠지 싶다

계절엔 경계가 없는 거지

그러고 보니 삶에도 경계가 없다

이리저리 선을 그어놓고

마치 높다란 벽에 갇힌 듯

우리 스스로

그리 살고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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