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목적 '마음에도 없는' 나눔 실천

'타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 증진', '지역 사회의 복리 증진' 봉사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중·고등학생들이 과연 그러한 이상적인 효과를 얻으며 매년 수십 시간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걸까? 아마도 동의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학 진학 시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기록부. 그중 봉사활동 확인란 또한 학생들에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고등학생들은 외부나 교내에서 자신의 진로와 맞는 봉사활동을 한 후 인증서를 받아 선생님께 제출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받은 시간만큼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은 몇 명이나 될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오로지 '시간 채우기'가 목적이 되어 버린 봉사활동은 여러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이미 학교에 제출한 봉사활동 인증서의 날짜만을 수정해서 마치 여러 번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문서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학생들은 난로나 에어컨을 틀어주고, 쉬운 일만 해도 봉사 시간을 받을 수 있는 속칭 '꿀 봉사활동'만을 찾아다닌다. 결과적으로 노인, 장애인의 식사 및 목욕 보조같이 어려운 일은 자연스럽게 학생들 사이에서 기피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은 단순히 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되는 일종의 귀찮은 숙제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식의 의무 봉사활동이 과연 필요할까? 대학을 갈 때 의무봉사활동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과 부모님은 억지로라도 시키려 하고,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왜 하는지 모른 채 시간만 때우는 봉사활동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봉사라는 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를 학생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오로지 진학을 목적으로 두는 봉사활동이 아닌 이웃과 다른 사람,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한 것일지라도 학생들이 가졌으면 하는 자세는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을 거야"라며 그 시간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주는 것이다. 그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겠다는 다짐이 봉사활동시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게 할 것이고 자신에겐 봉사활동 시간만이 아닌 진정한 봉사의 '기분좋음'이 남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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