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무상생리대 경남에도 있었으면

여학생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한다. 생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발한다.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갑자기 생리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아 자신의 주기를 잘 모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생리대를 소지하지 않거나 깜빡 잊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리를 하게 되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생리대를 빌리게 된다. 여학교에서는 그다지 껄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남녀공학에선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학교 보건실에 항상 생리대가 비치되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일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건실에 온열 팩과 진통제는 항상 준비되어 있지만 정작 제일 필요한 생리대는 비치되어 있지 않은 학교가 많다. 비치되어 있는 학교도 있지만 무상이 아닌 경우도 있고 무상이더라도 몇 번 반복되면 눈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지난 2017년 여성환경연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들은 '건강하고 당당하게 월경에 치얼스'라는 구호로 이날 여성 건강권 강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여성이라는 이유로 매달 어김없이 생리통에 시달리고 귀찮게 생리대를 착용해야 한다. 하루 이틀에 끝나지도 않고 차이가 있지만 일주일 이상 고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상생활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통증과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뒤따른다. 더구나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과 사회 생활속에서 받게 되는 어려움 또한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여성의 생리는 인류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성이 임신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인류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생리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세금은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학교나 교육청에서 생리대 예산을 마련하는 것만큼 시급한 일도 없을 듯하다. 물론 당장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생리대를 100% 지급해 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보건실에서 눈치 안보고 생리대를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보건실뿐 아니라 학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비치하면 될 것이다. 물론 처음엔 학생들의 마구잡이 이용이나 사재기식 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합리적인 지급 방식과 학생들의 인식 개선에 따라 좋은 제도로서 자리 잡히게 될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여학생이 재학하는 모든 학교에 생리대를 무상으로 화장실, 각 교실에 비치한다고 한다. 불가능한 제도가 아니라 충분히 실현가능한 제도임을 보여준다. 우리 경남도 하루빨리 이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아니 가장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