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마산 내서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업체에서 산재가 발생했다. 파지압축기를 청소하던 50대 중년 노동자가 피스톤 푸셔에 머리가 끼이는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이다.

작업현장에서 안전과 관련된 규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반복적이고 관습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들을 그대로 방치하고 양질의 일자리 개선을 논할 수는 없다. 극한직업을 방불케 하는 작업조건도 어쩌면 안전수칙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한 결과일 수가 있다.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작업조건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먼저 작업자들의 안전의식을 강화하여 사고를 스스로 예방하는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단순반복의 육체노동에 의지하며 미숙련 혹은 저기술일 수밖에 없는 주변 노동자들이 궁극적으론 영세사업장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안전규칙을 지키라고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현실에선 지키기 어려운 노동자들의 궁핍한 처지가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산재 예방을 위해선 법제도적으로 안전원칙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관련 부처의 감독과 감시를 더욱 조밀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물론 이렇게라도 해서 사고가 줄어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기업 운영비용의 증가로 인해 경영난으로 이어진다는 기업들의 볼멘소리 역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현실적 문제를 고려한다면 창원고용노동지청이 직접 나서서라도 영세사업장의 산재 예방을 위한 지침서라도 제작·보급할 필요가 있다. 산재를 예방해야 한다는 캠페인성의 좋은 말이 아니라 업종별이나 직종별로 구체적 사고들을 열거하면서 안전을 위한 대응 매뉴얼도 적시하면 교육적 효과는 높아질 수가 있다.

그저 다치거나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적인 주문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는 계기나 순간을 반복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재가 현장에선 필요하다. 바로 이런 안전교육을 강화하지 않고서 제조업에 청년 노동력 유입은 기대하기가 곤란하다. 다른 말로 하면 청년 노동자들이 영세사업장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이런 안전의식의 결핍도 한몫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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